정치적·재정적으로 안정… 각종 금융상품 도입해 해외 투자자 유혹
안정적인 재정과 거시경제 전망에 힘입어 칠레가 ‘남미의 룩셈부르크’로 도약할 전망이다.
칠레는 지난 3분기에 5.7%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는 블룸버그 통신이 집계한 중남미 국가의 올해 평균 성장률 전망치인 2.9%를 두 배 가까이 웃도는 것이다.
지난달 칠레 정부가 15억 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국채를 성공적으로 발행한 것은 칠레 경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보여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최근 보도했다.
당시 칠레 정부는 10년물 국채를 2.38%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보다 불과 55bp(bp=0.01%) 높은 것이며 신흥국 국채 금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칠레가 일찍부터 금융 자유화를 추진한 것도 장점이다.
마이클 핸더슨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칠레는 다른 남미 국가보다 10년 앞서 금융시장 자유화를 추진했다”고 말했다.
칠레 금융기관들도 해외 투자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각종 투자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칠레 투자은행인 라르라인비알(Larrain vial)은 올 초 중남미 중소형 기업 전문 펀드인 ‘라틴아메리카스몰펀드’와 ‘미드캡라틴아메리카펀드’를 설립했다.
라르라인비알은 또 브라질과 칠레에 초점을 맞춘 펀드를 확대하고 중남미 정크본드 전문 펀드도 출범시킬 계획이라고 FT는 전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칠레 금융시장을 활용해 브라질과 콜롬비아, 페루 등 다른 남미 국가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으로, 칠레가 금융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브라질의 방코이타우 은행 역시 올해 말 칠레증시 상장지수펀드(ETF)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칠레가 룩셈부르크나 아일랜드와 같이 글로벌 금융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은 해외 투자자들에 대한 세제를 완화하는 등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