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만시오 오르테가 인디텍스 창업자… 패션업계 패러다임 바꾼 혁신가
그는 글로벌 패스트패션 열풍을 일으킨 인디텍스의 주가 상승에 힘입어 보유 자산이 급증하며 세계 3위 부자에 올랐다.
지난해 12월27일 기준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오르테가의 순자산은 586억 달러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478억 달러)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오르테가는 자라 등 패션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인디텍스의 실적 호조로 보유 지분 가치가 상승함에 따라 지난 한해 동안에만 자산이 173억 달러 늘어났다.
인디텍스는 지난해 10월까지 3개 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7% 증가한 113억6200만 유로를 기록했다.
인디텍스는 자라를 비롯해 풀앤드베어·버쉬카·오이쇼 등 8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 기준 전세계 86개국에서 1600개 매장을 운영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증시에서 인디텍스의 주가 상승폭은 지난 2012년 70%에 육박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의 유일한 안전자산은 인디텍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오르테가는 의류 공장 배달원에서 시작해 세계 최대 패스트패션 기업을 일군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인물이다.
13세 때 학교를 그만두고 스페인 북부 라코루냐 시내의 한 셔츠 공장에 취직해 의류 공장 배달원으로 근무하며 패션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1963년 아내 로살리아 메라도와 함께 목욕 가운을 제작해 판매한 경험을 바탕으로 1975년 라코루냐에 ‘자라’ 1호점을 설립했다. 이후 새로운 브랜드를 출범하고 타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키워나갔다.
자라의 성공 비결은 최신 트렌드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한다는 점이다.
오르테가는 유행을 예측해 옷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자라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웠다.
오르테가는 다품종 소량 생산으로 트렌드에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을 구사해 고객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고 재고율을 낮추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자라는 2주에 한 번씩 매장에 진열된 제품의 70%를 교체하며 연간 2만여 종의 옷을 선보이는 등 빠른 상품 회전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오르테가는 또 불필요한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기획·디자인·제조 공정 통합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등 제품 단가를 낮추는데 주력했다.
인건비 절감보다 공정 통합·유통과정 단순화·효율적인 재고 관리를 우선시하는 전략도 오르테가 만의 독특한 경영방식이다.
오르테가는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아시아·아프리카 등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경쟁업체들과 달리 스페인 내 생산을 고집해왔다.
그는 또 빠른 제품 배송을 통해 인건비를 줄이는 역발상 전략을 구사했다.
오르테가는 ‘옷 장사는 생선장사와 같다’는 자신의 철학에 따라 유행이 지난 옷은 전날 잡은 생선처럼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여겼다.
자라의 경우 신상품을 전 세계 매장에 배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2주에 불과하다. 경쟁업체인 미국의 갭과 스웨덴의 H&M이 6개월 정도 걸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12배 빠른 것이다.
오르테가는 지난해 7월 회장직에서 물러나기 전까지 해외 사업 활성화와 온라인 사업 확대 등 공격적인 경영 전략을 펼쳤다.
인디텍스의 새로운 회장으로 임명된 파블로 이슬라는 오르테가의 전략을 이어받아 인터넷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자라는 지난해 9월 중국 온라인시장에 진출한데 이어 올해 캐나다에 온라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