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이 본격적으로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 침체를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가 유로존이 채무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면서도 “여전히 위험이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로존의 실업률은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유로연합(EU) 통계당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실업률은 전월 대비 0.1%포인트 오른 11.8%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청년 실업률은 24.4%를 기록하며 EU 전체 청년 실업률인 23.7%를 훨씬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유로존의 기업 신뢰도가 개선돼 제조업 부문 고용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지만 올해도 여전히 높은 실업률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서비스·소매업·건설 부문이 위축되면서 고용시장이 악화하고 유로존의 높은 실업률로 인해 실물 경제의 위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같은 우려를 반영해 지난해 유로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5%를 기록한 뒤 올해도 -0.3%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했다.
옌스 크라머 노르트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경제는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면서 “독일을 제외한 대부분의 유로존 국가들이 높은 실업률과 소비 둔화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프랑스 역시 높은 실업률과 기업 경기 침체로 인해 유로존의 새로운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프랑스는 자동차·섬유·철강·통신·가전 등 주요 제조업 분야가 독일의 기술과 중국의 저임금 매력에 밀리면서 기업 경기가 악화되고 있다.
특히 자동차 시장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프랑스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자동차 신규등록 건수는 전월 대비 15% 줄었으며 지난 한해 동안 14%나 감소하며 지난 199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가장 큰 골칫거리는 실업률로, 지난해 프랑스 실업률은 14년 만에 최고치인 10.9%를 기록했다. 스페인과 그리스를 제외하면 유로존 최고 수준이다.
장 크리스토프 카페 플레시이코노믹스 애널리스트는 “프랑스는 고용 비용이 높아 투자 매력이 떨어진다”면서 “그리스에 이은 유로존의 화약고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영국 경제지인 이코노미스트는 지난해 “누구도 말하지 않고 있는 유로존 최대 위협은 프랑스의 날개없는 추락”이라고 지적했으며 포춘과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최근 “프랑스는 유로존의 화약고”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