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박 정책통 … 풍부한 아이디어 지닌 ‘책사’ = 유 의원은 지난 2000년 2월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에 의해 여의도연구소장으로 영입돼 정치권에 입문했다. 이후 이 총재를 보좌하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고 2005년 박 당선인의 비서실장을 지내며 인연을 맺었다.
유 의원은 2007년 대선 경선 당시 박근혜 캠프의 정책메시지단장으로 활동해 경쟁자였던 이명박 후보의 공격수로 최선봉에 섰다. 경선 패배 이후 국회 상임위 활동 외에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스스로 “정치적으로 자폐증을 앓았다”고 밝혔을 정도다. 하지만 2011년 7·4 전당대회에서 친박계 단일후보로 최고위원으로 입성해 ‘박근혜 지킴이’이자 ‘비수도권 대표주자’로 화려하게 정치적 재기에 성공했다.
논리 정연하고 정책 아이디어가 풍부해 박 당선인의 ‘책사’로 불린다. 특히 판세 분석과 전략수립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데, 할 말을 하는 스타일이어서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명이 붙었다. 개성과 주관이 지나치게 뚜렷해 호불호가 분명하게 갈린다는 지적도 적잖이 나온다.
‘원조 친박’인 유 의원은 이번 대선 과정에서 박 당선인을 근접 보좌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친박 진영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친박 진영의 핵심 경제 브레인으로 박 당선인이 언제든지 중용할 수 있는 측근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공정거래위원장 등의 하마평에 오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다른 경제부처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전문성이 필요하다는 점 때문에 박 당선인의 정책통 가운데 유 의원 역할론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특히 유 의원은 김대중 정부 시절 공정위 자문관을 지내는 등 경쟁정책에 대한 이해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3선 의원으로 국회 상임위들을 두루 거쳤다는 점도 장점으로 평가된다.
◇ 원조 친박 … ‘쓴소리 맨’으로 변신 = 유 의원은 박 당선인이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은 시기를 전후해 그의 행보를 비판하거나 당명 개정에 강하게 반대하면서 사이가 다소 멀어졌다. 이 때문에 친박계 일부와 껄끄러워졌고 경선 캠프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유 의원은 또 지난 대선에서 박 당선인의 인사에 대해 쓴소리를 던져 눈길을 끌었다. 박 당선인이 최측근 보좌진 등 비선에 의존하며 ‘철통 보안’ 속에 인수위 인선 작업을 벌이는 것을 정면 비판한 것이다. 그가 유일하게 박 당선인의 불통 문제 등을 공개적으로 비판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박 당선인 주변에 ‘바른소리’를 할 측근이라는 평가가 나왔었다.
유 의원은 친박이라고 해서 박 당선자의 의중에 꼭 맞춰가려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때부터 지난 총선까지 최고 실세로 일해 온 친박 최경환 의원을 겨냥해 “박 위원장이 좋은 보좌를 받지 못해 판단에 문제가 있다”는 등의 비판적인 발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박 당선인은 대선 기간 중 유 의원이 장모상을 당하자 직접 상가를 찾아가 선대위에 참여해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유 의원은 박근혜 캠프의 중앙선대위 부위원장으로 활동하게 됐다.
유 의원과 최경환·안종범·강석훈 의원 등은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아 ‘위스콘신 학파’로도 불린다. 이들 4인방은 유학 시절이 겹치는 데다 박 당선인 핵심 정책참모그룹으로 포진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안착을 위해 유 의원을 비롯한 4인방이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