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앞으로 살아가는 방법 세 가지를 제안하겠다. 빌딩을 사서 세를 받는 편안한 삶, 교수직, 그리고 한국도자기에 재능을 받쳐 뼈를 묻는 것이 있다. 네게 1년 후에 한 번 더 물어보고, 3년 후에 다시 묻도록 하겠다.”
김영목 한국도자기리빙 대표의 인생을 바꾼 것은 아버지 김동수 한국도자기 회장의 ‘세 가지 제안’이다.
김동수 회장은 가족들과 함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할 때면 자식들에게 “아름다운 음악을 들으며 밥 먹고 싶니, 남들 밥 먹을 때 음악하고 싶니”라고 얘기할 만큼 비즈니스 사고가 강했다.
대학시절 순수예술을 전공한 김영목 대표에게 경영을 권하면서도 무조건적인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택할 수 있는 안을 제시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택한 점도 ‘사업가’면모를 볼 수 있다.
아버지의 제안을 받았을 당시 젊은 나이였던 김영목 대표는 다른 두 가지 제안은 나중에라도 할 수 있지만 회사 경영은 지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 제안을 선택한다. 공장현장은 물론 연구소에서 도자기 연구와 회사 경영에 참여한 김영목 대표는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신하게 된다.
그리고 다시 1년 후, 3년 후 김동수 회장은 김영목 대표에게 똑같은 질문을 던졌다. ‘빌딩주인, 교수, 한국도자기 직원’, 김영목 대표는 한국도자기에서 직원들과 같이 일하면서 이것보다 더 가치있는 일은 없다고 판단했고 아무 미련없이 세 번째 제안을 택했다.
김영목 대표는 “다른 것들은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의 그 때 제안을 통해 비즈니스라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동수 회장의 가르침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영목 대표가 한국도자기리빙이란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겠다고 말하자 김동수 회장은 지원보다 질책을 먼저 했다.
당시 김동수 회장은 “순수예술을 전공한 사람이 뭘 하겠다는 거냐. 너는 이상주의자다”라며 따끔하게 혼낸 것이다. 이 질책은 김영목 대표 스스로 자문하는 시간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고 고려대학교 MBA 학위를 따는 동기로 작용했다.
김영목 대표는 “회장님은 저하고 토론을 하면 질문을 많이 한다고 피곤하다는 말씀을 자주하신다. 그러나 그것은 진심이 아니다. 회장님은 누구보다 토론을 좋아하고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이 누구보다 큰 분이시다”라며 “회장님은 항상 넘버원이었다. 지금도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때면 그 누구보다 초롱초롱한 눈을 하고 계신다. 회장님은 아버지로도 존경하지만 나의 보스고, 인생의 멘토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