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미켈슨은 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 골프장(파71ㆍ721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 피닉스오픈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하며 ‘애리조나의 영웅’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미켈슨은 이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이로써 그는 최종합계 28언더파 256타를 쳐 2위 브랜트 스니데커(미국ㆍ24언더파 260타)를 4타차로 따돌리고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특히 미켈슨은 이번 대회 기간 내내 단 한 번도 선두 자리를 내주지 않아 완벽한 우승을 이끌어냈다. PGA투어 통산 41승째다.
애리조나 주립대학교 출신인 미켈슨은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확실하게 살렸다. 나흘 동안 홈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을 한 몸에 받은 그는 1라운드에서 ‘꿈의 타수’라 불리는 59타에 1타 모자라는 60타를 치는 등 첫날부터 신들린 샷 감각을 발휘했다. 특히 2라운드까지의 중간합계는 125타로 PGA투어 36홀 최저타 타이기록이었다.
그의 신들린 샷 감각은 마지막까지 흔들림이 없었다. 6타차 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그는 12번홀까지 1타를 줄이는데 그쳤다. 그러는 사이 함께 플레이하던 스니데커가 4타를 줄여 미켈슨을 3타차로 추격했다. 그러나 미켈슨은 13번홀(파5)에서 버디를 추가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처럼 미켈슨의 마법과 같은 플레이는 갤러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지만, 이번 대회의 진정한 볼거리는 따로 있었다. 개최 코스인 스코츠데일 골프장 16번홀(파3)이다.
이 홀은 술 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도 괜찮다. 그래서 이곳은 PGA투어에서 가장 시끄러운 홀로 통한다. 샷을 할 때도 소음이 끊이지 않는다. 선수들에게는 엄청난 압박감이 가해질 수밖에 없다. 굿샷을 날리면 환소성이 터져 나오지만 실수라도 하면 온갖 야유가 쏟아진다.
그러나 갤러리들은 열광한다. 선수화 함께 호흡하며 열성적으로 목청껏 응원할 수 있는 유일한 홀이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은 매년 이 대회가 개최될 때면 티켓을 구하기 위해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3일 열린 3라운드 경기에서는 무려 17만명 이상의 갤러리가 몰려 이 대회에 대한 뜨거운 반응을 입증했다.
이에 따라 스타 부재, 스폰서 난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프로골프투어(KGT)도 국내 환경과 문화에 맞는 골프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경우 PGA마스터 프로는 “선수들에게는 혹독한 홀일 수도 있지만 선수와 팬이 함께 호흡한다는 의미에서는 이색적이고 창의적인 홀이다”라며 “팬이 없는 스포츠는 존재하지 않는 만큼 선수와 갤러리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우리만의 골프문화를 조성하지 않으면 골프붐은 기대할 수 없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