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대구TP 금품수수 혐의’ 인수위 관계자 2명 소환키로
해단식을 일주일여 남겨둔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각종 잡음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야말로 인수위 수난시대다. 깜깜이 인사와 정책활동 불통 논란에 이어 인수위원들의 부적절한 처신도 모자라 비리 의혹까지 불거지고 있다. 이같은 인수위발 악재는 새 정부의 지지도와 이미지에도 적잖은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구테크노파크(TP)의 정치권 금품살포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 13일 H씨와 L씨 등 인수위 관계자 2명을 소환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씨는 대통령취임 준비위원회 전문위원을 맡고 있으며, L씨는 인수위 행정실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11년 1월 대구TP가 댄 2000여만원의 비용으로 태국에서 골프접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골프접대를 받을 당시 공무원 신분(국회의원 보좌관)이었던 만큼 대가성 등이 확인되면 뇌물수수혐의로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인수위 관계자들의 골프 접대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인수위는 또한번 도덕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인수위원들의 부적절한 처신 논란은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김용준 인수위원장은 아들 병역 문제와 부동산 의혹으로 새 정부 초대 총리의 첫 자진 사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웠다.
이달 초에는 카이스트 교수로 재직 중인 장순흥 교육과학분과 인수위원이 식사나 외부 행사 등을 위해 이동할 때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차량을 여러 차례 이용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을 빚었다. 그는 관계자가 제자여서 차를 얻어탄 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KINS의 의전용 관용차량이라는 점에서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장 위원은 또 지난 2010년 국정감사를 통해 카이스트 교학부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전기자동차 업체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수십억원의 주식을 부당하게 챙겼다고 지적받은 일이 새삼 불거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지지율이 50%를 밑돌며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인수위를 둘러싼 곱지않은 시선은 출범이 채 2주도 남지 않은 새 정부의 권위와 위상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치평론가 박상병 박사는 “밀봉 인사와 인수위 활동 한달 간의 불통 논란, 미흡한 성과 등이 박 당선인 지지율의 하락 요인으로 분석된다”며 “인수위 단계에서 구체적인 정책 로드맵을 제시하고 새 정부 출범 후 강력하게 국정 드라이브를 걸지 않는 다면 지지율 반등을 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