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스케이팅에서 본인이 4년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세운 131.59점의 대회 프리스케이팅 최고점수를 깨고 더 높은 프리 점수를 기록하면서 적수가 없음을 확실히 했다. 종합 2위에 오른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와 3위에 오른 아사다 마오(일본)는 연기에 비해 비교적 높은 점수를 받아 마지막 선수로 나선 김연아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쇼트에서 석연치 않은 롱엣지 판정을 한 개 받은 바 있어 불안감은 더 컸다.
하지만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연기는 완벽 그 자체였고 더 이상 코스트너나 아사다는 라이벌이나 적수가 아님을 분명히 보여줬다.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연패가 꿈이 아님을 확인시켰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압도적인 우승이었다.
2위 코스트너는 프리에서 131.03점을 받아 종합 197.89점. 숙명의 라이벌로 꼽히는 아사다는 쇼트에서 부진해 6위로 떨어졌지만 프리에서 134.37점을 받아 종합 196.47점으로 종합 3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아사다는 프리스케이팅만 따져도 김연아와 약 15점에 가까운 점수 격차를 보이며 라이벌이라 부르기 민망했다.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치러진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인 만큼 이번 대회는 프레올림픽으로서의 의미도 크다. 김연아는 2009년에도 올림픽을 앞두고 우승을 차지했고 여세를 몰아 2010 밴쿠버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얻었다. 소피동계올림픽에서도 당시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 셈이다. 특히 2위권과의 격차가 20점 이상 벌어졌을 정도로 압도적인 우승이었고 라이벌로 부를 만한 선수들도 사실상 없어 소치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은 더더욱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