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의혹' 윤창중 기자회견에도 해소되지 않은 의문들...A to Z

입력 2013-05-12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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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 중 인턴 성추행 의혹으로 경질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1일 해명 기자회견을 했음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들이 여전하다.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변인은 인턴이 제대로 일을 못해 여러 차례 질책했고 문제가 생긴 7일 저녁(현지시간)에는 이를 위로하기 위해 술자리를 했다고 말했다.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인턴의 허리를 한 번 툭 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점들을 짚어봤다.

◇ 인턴은 왜 호텔방에 왔나?

문제가 생긴 호텔방으로 인턴이 온 것에 대해 윤 전 대변인은 “인턴을 자신의 호텔 방으로 부른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노크 소리를 듣고 누군가 긴급한 브리핑 자료를 갖다 주는 거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때문에 그는 샤워중에 급히 문 쪽으로 뛰어나가 문을 열었더니 인턴이었고 ‘빨리 가’라고 하면서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원 업무가 주 업무인 인턴이 누군가의 지시없이 수행원들의 숙소에 갈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윤 전 대변인이 아침 일찍 인턴을 호출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제 방으로 여자를 불러서 어떻게 한다는 것은 제 상식과 도덕성으로는 결코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명백히 말한다. CCTV로 확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귀국 직후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조사에서는 “수행하는 여성 인턴이 자료를 갖다주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호텔 키를 줬고 여직원이 자신의 호텔방에 들어왔을 때 속옷 차림으로 있었던 것은 샤워를 하고 나왔기 때문이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턴에게 모닝콜을 부탁한 것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윤 전 대변인은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숙소에 돌아올 때 내일 일정이 중요하니까(한국 경제인 수행단과의 조찬) 아침에 모닝콜을 잊지 말고 넣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모닝콜은 투숙자가 호텔측에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영어실력이 부족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지만 윤 전 대변인은 영자신문인 코리아타임스 기자를 거쳤고 영어실력 역시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 허리만 툭? 신체 접촉부위는 어디?

윤 전 대변인은 워싱턴을 떠나기 전날 밤 자신이 여러차례 단호하게 질책했던 교포 여성 ‘가이드’ (인턴)를 위로·격려하기 위해 운전기사와 셋이 함께 호텔 바에서 술을 마셨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인턴과 이야기를 마치고 “제가 여성 인턴의 허리를 툭 한 차례 치면서 앞으로 잘해 미국에서 열심히 살고 성공해 이렇게 말을 하고 나온 게 전부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 DC 경찰의 신고 보고서에는 윤 전 대변인이 ‘허락 없이 인턴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grabbed her buttocks without her permission)고 기재돼 있다. 그는 민정수석실 조사에서는 ‘엉덩이를 툭툭 쳤을 뿐’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중요일정 앞두고 술자리?

윤 전 대변인이 호텔로 돌아온 시간은 8일 새벽 5시경으로 알려졌다. 호텔로 돌아갈 당시 만취 상태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반부터 오후 2시까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오찬,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했고 윤 전 대변인은 공동 기자회견에만 참석했다.

오후 6시부터 7시 반까지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린 한미동맹 60주년 기념만찬에도 윤 전 대변인은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으로 대변인이나 공보담당자들은 해외출장 시 일정이 끝나면 수행단과 회의를 하거나 언론과의 만남을 갖는다. 하지만 윤 전 대변인은 성추행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7일 오후 9시30~10시부터 호텔로 돌아올 때까지의 행적도 의문으로 남는다.

특히 다음날 일찍 한국경제사절단과의 만남이 있어 인턴에게 모닝콜을 부탁했다는 윤 전 대변인이 새벽5시까지 만취해 있었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다.

◇ 운전기사 있었나? 없었나?

운전기사의 동석 여부도 의문점 중 하나다. 윤 전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호텔 바에서 운전기사, 인턴 여성과 함께 있었다”면서 "상당히 긴 테이블의 맞은편에 가이드(피해 여성)가 앉고 제 오른편에 운전기사가 앉았는데 제가 어떻게 그 여성을 성추행할 수 있겠는가"라고 주장했다.

또한 “(술 마시러) 가는 도중에 순간 드는 생각이 여성 가이드이기 때문에 운전기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동석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성추행 의혹을 부인하는 주요 근거로 동석자를 언급했다.

하지만 주미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조사를 해 본 결과 윤 전 대변인과 피해여성, 운전기사 등 3명이 술자리에까지 간 것은 맞다고 한다”면서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3명이 같이 있었다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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