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임금 범위 확대시 노동비용 증가 21.9조원”

입력 2013-05-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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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통상임금과 임금체계 개편’ 논의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할 경우 증가하는 노동비용이 21.9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는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장한 38조원이나 한국노총이 주장한 5조원과는 다른 금액이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는 28일 ‘통상임금과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토론회를 개최해 각 전문가의 의견을 구하는 자리를 가졌다.

토론회에 참석한 정진호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3년 소급분과 향후 1년동안 발생하는 비용 증가액은 최소 14조6000억원에서 최대 21조 9000억원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이는 통상임금에 고정상여금 및 기타수당을 모두 포함한 값이다.

그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로 향후 1년간 근로자 1인당 임금 증가율은 최소 0.9%부터 최대 1.4%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노동비용 증가는 초과급여를 중심으로 제조업, 대기업, 정규직에서 크게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분야는 조금씩 달랐지만 통상임금에 문제가 있음에는 대체로 공감하며 임금체계 개편을 한 목소리로 주문했다. 하지만 일부 법적 쟁점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특히 법원 판결의 ‘일관성’을 놓고 법학자들 사이에 서로 다른 주장이 제기됐다. 첫 발표자로 나선 박지순 고려대학교 교수는 “대법원이 통상임금 범위에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 않다”며 “대법원이 그때마다 내린 판결을 기준으로 통상임금 예규에 반영해야 하는 것은 법원의 권한과 역할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입법을 통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제시하며 △통상임금의 문제 △할증률의 문제 △통상임금의 적용 범위 축소 △시행령의 개정 부문에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반면 도재형 이화여대 교수는 지난 1996년 판결에서 대법원은 임금이분설을 폐기하면서 이후로 법리의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고 반박했다. 도 교수에 따르면 해당 판결은 경영계가 오랜 숙원이었던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관철하는 계기로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는 “판례의 입장은 정기상여금이란 이유로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것이 아니며 기본적 급여와 비교를 통해 그 해당 여부를 판단한다”고 말했다.

도 교수는 “최근 통상임금 논의는 기업의 노무 리스크 관리의 소홀함 때문”이라며 “기업간 지적재산권 싸움에서는 많은 변호사를 고용하는 기업이 노동법은 관리를 전혀 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임무송 노동부 근로개선정책관은 “정부가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며 “연구 용역 등을 통해 많은 대안들이 검토됐고 현장에서 임금체계 개선을 위한 지도가 전개됐지만 노사의 입장차이로 소송전에 온 것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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