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회담 제의 배경은...5년 경색 관계 풀자?

입력 2013-06-0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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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6일 당국회담을 제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남북한 관계는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부터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이번 대화 제의와 관련해 북한이 6자회담 등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얼어붙은 한반도 정세를 풀고 개성공단 폐쇄로 악화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특별담화문을 통해 당국 회담을 전격적으로 제의했다.

그동안 개성공단 가동이 잠정 중단된 상황에서 북한은 우리 정부의 실무회담 제의를 외면하는 등 강경한 대남기조를 보여왔다. 특히 지난달 25일에는 국방위원회가 나서 박근혜 대통령의 실명을 처음 거론하며 비난 수위를 높여왔으나 이번 공식 제의를 통해 180도 선회한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이번 제의에서 개성공단 정상화를 비롯해 금강산관광 재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 간 주요 현안을 대화 의제로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7·4 공동성명 발표 41주년을 기념하는 공동행사를 열자고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박왕자씨 피격 사건으로 중단되면서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

한반도 정세는 작년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지난 2월 3차 핵실험 강행으로 최악으로 치달았다. 지난해 12월 장거리 로켓 발사와 올해 2월 3차 핵실험 강행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급속하게 냉각됐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중국 등은 '선(先)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며 남북대화를 압박해 왔다. 이에 북한은 방중 직후 첫 번째로 남한을 향해 대화 의지 신호를 보낸 것이다.

북한의 이 같은 제의는 이미 최룡해 인민국 총정치국장의 중국 방문을 통해 주변국들과의 대화 의지를 나타낸 행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최 총정치국장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지난달 22일부터 24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오는 7∼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란초 미라지에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북한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남북대화를 제의하면서 최대한의 효과를 이끌어내고자 하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미국과 협의를 거쳐 6자회담의 복원을 시도할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데 주도권을 쥐면서 중국 측에 힘을 실어주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의 대화 제의에는 남북관계가 개선되지 않으면 경제난 극복이 어렵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북한은 협동농장과 공장, 기업소의 자율권을 확대를 비롯한 경제관리개선 조치를 추진해 왔다. 그러나 남한, 중국 등 국제사회와 협조없이는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성공단의 가동 중단은 다른 경제특구에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는 데 큰 걸림돌이다.

북한은 개성공단 정상화와 금강산관광의 재개로 경제적 도움을 받으면서 새로운 경제 정책에 유리한 외부적 여건을 만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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