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앞두고 이 달 말께 최종 입찰서 제출
한국수력원자력이 핀란드 원전 수주의 우선협정대상자 선정을 한 달여 앞두고 이달 말 최종 출사표를 던진다. 이제부터 경쟁국들과의 치열한 수주경쟁이 예상되지만 최근 원전비리 파문이 한수원으로 확대되면서 핀란드 원전 수주를 위한 추진동력 결집이 쉽지 않아 보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이달 말께 핀란드 원전회사 TVO가 발주한 올킬로토(Olkiluoto) 원전 4호기에 대한 서류수정보완 입찰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150만kW급 1기를 발주하는 이번 사업에 한수원은 한국전력기술, 두산중공업,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PS 등과 함께 지난 1월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프랑스 아레바와 미쓰비시, 도시바, 히타치 등 일본기업 3개사도 함께 입찰에 참여했다.
한수원이 지난 1월에 이어 입찰서를 다시 제출하는 것은 발주처가 사업자들의 수정된 요구사항을 반영, 입찰조건을 개정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을 포함한 참여 기업들은 모두 새로운 입찰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수원 핀란드사업반 관계자는 “TVO사가 입찰평가 중 사업자들의 수정 요구사항들을 포함, 일부 입찰조건 등을 개정한 것과 관련해 이에 맞게 다시 입찰서를 제출한 것”이라며 “일부 개정인데다 이미 발주처에서 자체적으로 업체 평가를 다 해왔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입찰서 제출이 마무리되면 복수우선협상자가 선정되는 다음 달 말까지 약 한 달간 핀란드 원전 수주를 위한 사업자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수원의 가장 큰 경쟁자는 일본기업들이다. 일본기업들은 엔저로 인한 풍부한 자금력을 무기로 최근 터키 원전에서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일본기업들로 인해 원전 수주의 금융조건 등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일본의 퍼주기식 수주 방식이 선례로 남은만큼 향후 원전 수출시장에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이 일본의 자금력 공세가 거센 가운데, 한수원은 국내에서조차 핀란드 원전 수주를 위한 추진동력 결집이 힘든 상황이다. 전국을 뒤흔들고 있는 원전부품 시험성적서 위조파문이 최근 한수원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실제 검찰은 한수원 본사를 압수수색한데 이어 최근 김종신 전 한수원 사장을 체포하는 등 칼끝을 한수원 고위층으로 향하고 있다. 이에 한수원 내부에서도 "핀란드 원전 수주는 올해 가장 큰 프로젝트지만, 현재 시점이 좋지 않다"며 우려하는 분위기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의 한 관계자는 “원전비리 사태의 영향이 큰 만큼 한수원과 정부도 동력을 끌어 모으기가 상당히 힘든 시기”라면서도 “원전비리는 명백히 도려내야 할 환부이지만 원전 수출 역시 국가 명운을 걸고 추진해야 할 큰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