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시각차-조종사 집중조사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에 대한 원인규명을 놓고 기체결함 또는 관제시스템의 문제와 함께 조종사 과실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현재 미국 정부는 사고 비행기가 충돌 1.5초 전 재상승 시도를 했다며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데버라 허스먼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8일(현지시간) 있은 브리핑에서 “조종사들이 사고 당시 수동비행을 했는지, 자동비행을 했다면 어떤 장비를 이용했는지, 그 장치를 잘 이해하고 있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고 전 72시간 조종사들의 활동기록과 근무시간, 피로도, 휴식 여부, 약물 복용 여부 등을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여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둔 발언을 했다.
미국 언론들도 자국 보잉사가 제작한 항공기 기체결함보다는 조종사의 경험 미숙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반면 국내 항공분야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기체결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강자영 항공대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비행기가 착륙할 때 꼬리가 먼저 닿는데 이때 중력과 양력의 차이가 작도록 해야 충격 없이 착륙을 한다”며 “꼬리 부분이 활주로에 부딪혔다는 것은 비행기의 중력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사고기종과 같은 기종인 보잉 777기의 회항사태나, 꼬리부분 충돌사고 사례도 보고된 만큼 기체 결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 9일 0시 일본 도쿄(東京) 하네다(羽田)공항을 출발해 샌프란시스코로 향하던 일본항공 002편 보잉 777기가 이륙 이후 기체 유압장치 결함으로 추정되는 문제가 발생, 하네다공항으로 회항했다가 3시간 만에 다시 이륙했다.
지난해 3월 하네다공항에 착륙한 일본항공 보잉 777기는 착륙 도중 기수를 올리다가 기체 뒷부분이 바닥에 부딪혀 파손됐다. 2010년 5월 오사카(大阪)공항에서도 일본항공기가 착륙 도중 기체의 꼬리가 활주로에 닿는 사고가 발생, 사고 유형이 이번 아시아나기와 흡사하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사고 당시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내 자동 착륙유도장치인 ‘클라이드 슬로프’가 꺼져 있었다는 점 등 관제시스템 문제를 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이처럼 한·미 정부와 항공전문가들이 사고 원인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조종사 4명을 상대로 한·미 합동조사가 본격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