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코노믹스’ 어디로] 경기둔화 확산… “성장보다 경제 개혁 최우선”

입력 2013-07-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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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우지웨이 “6.5% 성장도 문제없어”… 리커창 “조세·금융 바꿔 민간투자 장려”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이끄는 ‘시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저성장 시대가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리커창 총리는 지난 5월 독일 방문 당시 “중국이 오는 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을 2010년의 2배로 늘리려면 연평균 7%의 성장률을 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성장률인 10%보다 낮은 수치를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경기둔화 불안이 커져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7%에도 못 미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자 러우지웨이 중국 재정부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경제성장률이 6.5%여도 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중국 지도부가 저성장을 용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시진핑 주석도 지난달 29일 전국조직공작회의에서 지방관리들의 실적 평가와 관련해 “단순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높이는 것만으로 영웅이라 하기는 어렵다”면서 “잠재적인 실적을 봐야 한다. 민생 개선과 사회발전, 환경보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은 은행간 단기자금시장 금리가 치솟는 등 신용경색 사태가 벌어져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시기다. 그럼에도 시 주석이 성장만을 추구하는 관료들의 행태를 비판한 것은 시사하는 점이 크다는 평가다.

중국 경기둔화 불안이 확산되자 리커창 총리는 지난 9일 광시성 난닝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경제 구조조정에 필요한 여지와 상황을 조성하려면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리 총리는 “시장이 더 많은 역할을 하고 민간투자가 활성화하려면 행정과 조세, 금융 등 여러 방면에서 개혁을 가속화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경제성장률과 고용, 기타 경제지표가 우리가 정한 하한선 밑으로 미끄러지지 않고 인플레이션이 상한선을 초과하지 않는 한 중국은 경제구조 개혁 추진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역설했다.

노무라홀딩스의 장즈웨이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지표가 계속된 부진을 나타내면서 중국의 올해 성장률이 정부 목표치인 7.5%를 밑돌 위험이 커져 리 총리가 더 많은 압력을 느끼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통화정책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신 지도부가 단기 고통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부양책을 자제하고 경제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리 총리는 12일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내수 확대와 경제 구조조정을 거듭 강조하면서 “에너지절약·환경보호, 정보·기술(IT)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고 민간의 통신산업 투자 등을 장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중국 정부가 경기둔화에 단기 대책을 펼친다 하더라도 후진타오·원자바오 시대인 지난 2008년 말 4조 위안의 돈을 풀었던 것과 같은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당시 중국은 대규모 부양책으로 금융위기 여파를 피했으나 부동산버블과 지방정부 부채 급증이라는 새로운 리스크가 커지게 됐다. 그러나 경기둔화로 대량 실업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중국 지도부가 가장 경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부양책을 펼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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