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아이피케이 배당으로 실적 절반 채워…올들어서만 250억 수령
노루홀딩스가 최근 외국기업과 함께 운영하고 있는 계열사 아이피케이의 고액 중간배당만으로 전년도 영업수익(매출)의 65%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아이피케이의 지분 60%를 보유한 기업이 네덜란드 아크조노벨로 계열사의 고액배당 정책이 외화 유출의 창구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노루홀딩스는 자회사인 아이피케이가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3차례에 걸쳐 주주들에게 총 430억원 규모의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루홀딩스는 168억원의 배당금을 아이피케이로부터 받는다.
아이피케이는 현재 네덜란드 기업인 아크조노벨과 노루홀딩스가 함께 운영하는 페인트와 바니쉬 등 각종 도표와 용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지분은 아크조노벨과 노루홀딩스가 각각 60%와 40%를 보유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아이피케이의 배당금이 노루홀딩스의 실적의 실체라는 점이다. 노루홀딩스의 현금보유액은 지난해 말 현재 개별기준으로 249억원이다. 또 부채비율도 35% 수준을 보이고 있는 등 차입금을 쌓아 두지 않고 있다. 영업 현금흐름과 재무활동상 현금흐름을 보면 차입금 증가와 상환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금배당금 수취액에 따라 현금보유액 수준이 달라지는 구조다.
특히 노루홀딩스의 영업수익(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수익원은 아이피케이의 현금배당이다. 아이피케이는 지난 2003년 이후 10년간 3021억원의 순이익을 남겼다. 이중 배당금으로 푼 금액은 2567억원이다. 배당성향이 85%에 이르는 셈이다. 이에 따라 노루홀딩스는 합작회사의 고액배당을 통해 실적의 절반과 유동성을 모두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서도 아이비케이는 사상 최대 금액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아이비케이의 2012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주주들에게 최근 사업연도 결산 배당금으로 200억원을 지출하기로 했다. 또 최근 중간 배당금으로 7월부터 3차례에 걸쳐 430억원을 배당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지출된 배당금만 630억원인 셈이다. 이는 2012 회계연도 순이익 482억원의 1.3배에 이르는 금액이다. 이에 따라 노루홀딩스는 아이피케이의 두 차례에 걸친 배당으로 전년도 영업수익의 규모인 250억원이 넘는 현금을 벌어들인 셈이다.
반면 그룹 최대 계열사인 노루페인트의 지주회사에 대한 기여도는 초라하다. 지난해 노루홀딩스가 노루페인트를 통해 올린 수익은 263억원이다. 그러나 토지매매 대금 194억원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영업수익은 69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노루페인트의 연간 현금배당액은 순이익의 대부분인 40억원 수준이다. 이중 노루홀딩스가 갖고 가는 현금 배당액은 22억원에 불과하다. 외국기업과의 합작회사인 아이피케이가 노루홀딩스에 지급하는 배당액의 5분의 1 수준도 안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