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 같은 한국영화의 브레이크 없는 흥행질주를 이끄는 주역은 누구일까. 바로 한국영화 흥행돌풍의 원동력은 바로 40대 남자 연기파 배우들이다. 8월 25일 기준 2013년 한국영화 흥행 10위를 살펴보면 금세 알 수 있다. 올 들어 1000만 관객을 돌파해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7번방의 선물’의 주연이자 관객 동원 일등공신은 바로 43세의 연기파 배우 류승룡이다. 그리고 스타 감독 봉준호가 한국영화사상 최대 규모인 420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제작한 ‘설국열차’가 지난 7월 31일 개봉, 879만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 영화에서 할리우드 배우들과 함께 관객을 극장으로 향하게 하는 이가 바로 최고의 연기력을 자랑하는 46세의 송강호다. 25억원의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져 개봉 4일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25일 기준 407만명의 관객을 기록,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숨바꼭질’의 흥행 핵심은 연기력 하나로 시청자와 관객에게 전율과 감동을 안겨주는 손현주로 그 역시 40대(48)다.
716만명을 동원한 ‘베를린’의 한석규(49), 550만명을 기록한 ‘감시자들’의 설경구(45), 468만명이 찾은 ‘신세계’의 이정재(40), 389만명이 관람한 ‘박수건달’의 박신양(48), 316만명이 본 ‘타워’의 설경구 등 올 들어 한국영화 흥행 톱10에 40대 남자 연기파 배우가 주연으로 전면에 나선 작품이 8개나 된다. 40대 남자 주연이 아닌 작품은 ‘은밀하게 위대하게’와 ‘더 테러 라이브’ 2개밖에 없다. 695만명으로 흥행 4위를 기록하고 있는 ‘은밀하게 위대하게’는 25세의 김수현이 주연으로 나서고 있지만 40대 연기파 배우 손현주가 주연 못지않는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했으며 540만명으로 흥행 6위를 달리는 ‘더 테러 라이브’는 30대 배우 하정우(35)가 주연으로 나서고 있다.
40대 남자 연기파 배우들이 한국영화 흥행을 이끌고 있는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최근 흥행을 이끌고 있는 영화들은 다양한 장르와 독창적 소재, 내러티브, 완성도 높은 영상 그리고 공감과 감동을 이끄는 캐릭터 등의 특징이 있다. 다양한 색깔과 성격의 캐릭터, 내러티브를 40대 연기파 배우들이 잘 소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관객들이 대중성과 인기 있는 스타보다 뛰어난 연기력으로 생명력과 진정성 있는 캐릭터를 표출하는 연기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 것도 40대 남자 연기파 배우들이 흥행 주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숨바꼭질’로 흥행돌풍을 이끌고 있는 손현주는 “과거에 비해 한국영화가 장르에서부터 내러티브, 캐릭터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해졌다. 이 때문에 40대 중년층 배우들도 주연으로 나설 기회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또한 40대 연기파 배우들이 흥행의 주역으로 우뚝 선 것은 지난해부터 40대 관객이 20대 관객을 추월한 관객 판도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30~40대들이 한국영화 관객의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이 같은 시대를 호흡하는 동년배 배우들을 많이 찾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40대 남자 연기파 배우들이 2013년 한국영화 흥행돌풍의 주역으로 부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8월 이후에도 40대 남자 연기파 배우들의 영화 흥행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최대 기대작 ‘관상’(9월11일 개봉)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10월중 개봉) 역시 40대 연기파 배우 송강호와 김윤석(45)이 주연으로 전면에 나서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