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72) 감독이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그가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신작 ‘바람이 분다’로 제70회 베니스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출품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1978년 TV시리즈 ‘미래소년 코난’을 만든 일본의 대표적인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이듬해엔 TV시리즈 ‘빨간머리 앤’(1979)을 발표한 후 ‘루팡 3세 카리오스트로의 성’으로 극장영화 감독으로 데뷔한다. 이어 세계 멸망과 부흥이라는 소재와 환경이란 주제를 다뤘던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1984)를 선보였다. 같은해 그는 다카하타 이사오와 함께 스튜디어지브리를 창단한다.
이후 ‘천공의 성 라퓨타’(1986), ‘마녀 배달부 키키’(1986), ‘이웃집 토토로’(1988), ‘추억은 방울방울’(1991), ‘붉은 돼지’(1992), ‘귀를 기울이면’(1995) 등을 발표했다.
1997년에는 컴퓨터그래픽을 이용한 ‘모노노케 히메’에서 제작비 20억엔(약 226억원)을 투자하는 등 대형 애니메이션의 지평을 열었다.
애니메이션으로서는 최초로 독일 베를린영화제의 황금곰상을 받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2001)은 일본에서도 2천4백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당시 일본영화 사상 최고의 흥행기록을 세웠다. 이어 ‘하울의 움직이는 성’(2004), ‘벼량 위의 포뇨’(2008년) 등을 제작했다.
이처럼 일본 애니메이션계를 이끌었던 그의 은퇴 소식에 일본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바람이 분다’의 여주인공 목소리 역을 맡은 일본 배우 다키모토 미오리(瀧本美織)는 “오늘 아침에 갑자기 은퇴한다는 소식에 놀랐다”며 “매우 건강하기 때문에 작품을 계속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바람이 분다’를 3번 관람했다는 일본의 한 회사원 오오가와 아키코(32) 씨는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더 보고 싶었는데 충격이다”며 “다른 감독에게는 없는 역동감에 끌렸다”고 했다.
국내의 많은 팬도 놀라움과 아쉬움의 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세상 많이 변했구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은퇴소식을 아침 TV 뉴스에서 듣다니”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미야자키 하야오가 은퇴라니. ‘바람이 분다’ 내리기 전에 보러 가야겠다”고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