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은퇴 이유..."72세 완벽주의자, 체력ㆍ기력 한계 왔다"

입력 2013-09-0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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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세 완벽주의자, 체력ㆍ기력 한계 왔다"

미야자키 하야오 은퇴

▲사진=NNN 캡처

애니메이션계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갑작스러운 은퇴 선언 배경에 세계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지난 7월 개봉한 애니메이션 영화 '바람이 분다(風立ちぬ)'를 끝으로 은퇴하기로 했다고 제작사인 스튜디오지브리의 호시노 고지 사장이 제70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에서 1일(현지시간) 밝혔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은퇴 선언에 각국에서 몰려든 영화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유감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바람이 분다'의 배급권을 미국 디즈니사가 확보하는 등 그의 인기는 여전한데도 은퇴를 선언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사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1997년 '모노노케 히메' 이후 지금까지 체력적인 한계를 여러 차례 호소하며 은퇴를 시사해왔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은 것은 영화가 개봉해 인기를 누릴 때마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보여주고 싶어서였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과 사상 최다인 17만장의 삽화를 그려 만든 '벼랑 위의 포뇨'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의 작품 의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것은 2011년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이었다. 그는 그동안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을 위해 만든다'는 신념 하에 어른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선보여왔으나 "대지진 이후 지금까지와 같은 판타지는 만들 수 없다'는 입장을 자주 언급한 바 있다.

게다가 감독, 각본, 삽화 등 자신의 애니메이션 전반에 관여하며 완벽을 추구해온 미야자키 감독이 72세의 고령이 된 만큼 체력과 기력의 한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따라서 자신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바람이 분다'가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면서 일선에서 물러나 후배 육성에 전념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바람이 분다'는 기존 작품에서 전쟁의 어리석음을 그려온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실존 인물을 통해 그 주제와 정면으로 마주한 작품으로 지난 7월20일 개봉해 8월26일 현재 흥행 수입 80억엔을 돌파했다. 미야자키 감독이 실제로 은퇴할 경우 '바람이 분다'는 그의 마지막 유작이 되는 셈이다.

미야자키 감독은 1979년 감독 데뷔작 '루팡 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이후 약 35년 간 다양한 작품 활동을 통해 애니메이션계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했다. 대표작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일본에서는 전대미문의 히트작으로 남았으며,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는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최우수 작품상인 금 곰상을 수상하는 등 수많은 금자탑을 세웠다. '바람이 분다'를 포함한 흥행 수입은 1000억엔이 넘는다.

미야자키 감독은 이번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최우수 작품상 '금 사자상' 발표 하루 전인 오는 6일 기자회견에서 은퇴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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