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전문가 "신흥국 성장 둔화·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가장 큰 위험"

입력 2013-09-0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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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리스크 1위서 3위로 밀려

금융권 종사자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위협이 되는 주요인으로 중국 등 신흥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 양적완화 축소를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던 가계부채에 우려는 3위로 밀렸다.

한국은행은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 리스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7월 국내 금융기관 경영전략·리스크 담당 부서장 및 금융시장 참가자(펀드매니저 등) 74명, 해외 자산운용사 한국투자담당자 16명 등 총 9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 이 같은 내용의‘시스테믹 리스크(Systemic Risk)’ 설문조사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5대 핵심리스크는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78%) △미국 양적완화 축소(77%) △가계부채 문제(71%) △기업 신용위험 증가(46%) △주택가격 하락(44%) 등의 순이었다.

발생 시계(視界)를 보면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단기(1년 이내) 리스크로, 중국 등 신흥국 성장둔화, 기업 신용위험 증가 및 주택가격 하락은 중·단기(3년 이내) 리스크로 인식했다. 가계부채 문제의 경우 중기(1~3년 사이) 리스크로 인식했다.

발생 확률 및 영향력을 보면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 미국 양적완화 축소, 가계부채 문제는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발생 확률도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5대 핵심리스크 변동 추이를 보면 지난 1월 조사에 없던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24→78%) 및 미국 양적완화 축소(50→77%)가 추가됐다.

가계부채 문제, 기업 신용위험 증가, 주택가격 하락은 지난 1월 조사에 이어 이번 조사에서도 5대 리스크에 포함됐으나, 응답 비중은 각각 82→71%, 53→46%, 57→44%로 하락했다. 유로지역 위기와 환율 갈등은 이번에 5대 리스크에서 제외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우려가 완화돼 핵심리스크 순위에서 1위에서 3위로 밀려난 것은 아니며 신흥국의 성장 둔화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미칠 충격의 크기에 대한 금융 종사자들의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기존에 있던 유로지역 위기와 환율 갈등에 대한 우려는 상당히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를 금융기관의 재무상황 및 영업환경에 따라 구분해 보면 은행 응답자들은 기업 신용위험 증가의 응답비중(86%)이 상승해 가계부채 문제(73%)를 상회한 반면 비은행 응답자는 가계부채 문제(94%)를 가장 큰 리스크로 선택했다.

다만 은행 및 비은행 응답자 모두 금융기관 수익성 악화(각각 50%, 53%)를 5대 리스크에 포함했다.

금융시장 참가자 및 해외 조사대상자는 유로지역 위기(각각 40%, 63%)를 5대 리스크에 포함했으며 해외 조사대상자의 경우 우리나라의 지정학적 리스크(50%)를 5대 리스크로 꼽았다.

앞으로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를 보면 40%가 ‘높다’고 응답한 반면 ‘낮다’는 7%에 그쳐 우리나라의 금융시스템이 대체로 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 1월 조사에 비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는 하락했다.

응답 기관별로 보면 은행 응답자가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를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한 반면 비은행 응답자는 낮게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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