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구전략 따른 파급효과 관리 합의…한국·미국 등 11국 정상, 시리아 제재 촉구 성명
주요20국(G20) 정상회의가 6일(현지시간) 오후 폐막했다.
G20 정상들은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틀 동안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주제로 두 차례의 토의 세션과 업무 만찬 및 업무 오찬 후 회의 결과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애초 G20 정상회의에서는 국제 현안인 시리아 문제를 둘러싸고 참가국 정상들이 외교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됐으나 예상만큼의 접전은 없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 제안으로 공식 의제에 없던 시리아 문제가 첫날 업무 만찬 의제로 채택되긴 했지만 정상들은 각국의 기존 입장을 밝히고 재확인하는 선에서 토의를 마무리했다. 회담이 끝난 뒤 시리아 사태와 관련한 별도의 성명은 나오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별도의 면담을 통해 시리아 사태를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폐막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이견은 그대로 남아 있다”면서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은 유가 상승을 초래해 세계 경제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시리아가 군사공격을 받으면 지원할 것”이라면서 “지금도 시리아에 무기를 공급하고 경제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시리아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을 하는 식의 협력이 더 증대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두 정상이 별도의 면담에서 시리아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면서 “앞으로 양국이 외교부 채널을 통해 시리아 관련 문제를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군사공격 반대가 찬성보다 더 우세했다”고 주장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회의 첫날 업무 만찬에서 G20 정상들을 상대로 연설하면서 시리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거듭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 총장은 “화학무기 이슈가 국제사회와 국제안보에 중요하다는 점을 확신하지만 이와 관련한 대응 조치는 유엔 안보리의 틀 내에서 결정돼야 하며 이것은 원칙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의에서 시리아 사태에 대해 충분한 의견을 나눴고 이번 사태를 좌시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커졌다”면서 “많은 국가가 시리아 사태에 대한 성명을 개별적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 (시리아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동의하리라고 기대하지 않지만 유엔 보고서가 나오면 그도 자신의 입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미국 등 서방국과 한국을 포함한 11국 정상은 회의 폐막 뒤 시리아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촉구하는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 정상은 ”참상 현장의 증거들이 시리아 정부에 화학무기 사용의 책임이 있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같이 잔인한 행위의 재발을 막고 중대한 국제 규범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G20 정상들은 이번 회의에서 시리아 사태 해결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시리아 제재를 지지하는 회원국들만 별도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G20 정상들은 이날 폐막에 앞서 이틀째 일정으로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주제로 제2세션 토의와 ‘성장과 무역’ 주제의 업무 오찬 논의를 이어갔다.
G20 정상들은 회의 폐막과 함께 27쪽 분량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선언문에는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투자 촉진·다자통상 확대·세제 개혁·조세 회피 방지·국제금융기구 개혁 등의 경제 현안들에 대한 합의사항들이 포함됐다.
정상들은 미국의 출구전략 시행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급효과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로 합의했다. 모든 선진국과 일부 신흥국은 2016년 이후의 중기 재정건전화 전략을 마련하고 차질없이 이행하는데 동의했다. 2010년에 합의한 국제통화기금(IMF) 쿼터·지배구조 개혁안의 조속한 비준도 촉구했다.
지역 간 금융협력과 글로벌 금융안정을 위해 IMF와 지역금융안전망(RFA) 간, RFA 상호 간 협력 강화 필요성에도 의견을 모았다.
정상들은 실업과 불안정한 고용이 세계 경제의 주요 문제 가운데 하나로 남아있다는데 공감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상들은 제2세션 후 회의장인 콘스탄티노프궁 앞 정원에서 기념촬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