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는 컴퓨터’용 반도체 공략 나서
브라이언 크르자니치 인텔 신임 최고경영자(CEO)가 모바일 칩으로 반격에 나선다.
모바일시장의 선두주자인 애플이 신흥국 수요를 잡고자 보급형 신제품을 출시한데 이어 인텔이 스마트폰 시장과 입는 기기인 ‘웨어러블(wearable)’ 시장을 잡기 위해 저가형 반도체 ‘쿼크’(Quark)를 내놓았다고 10일(현지시간)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크르자니치 CEO는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인텔개발자포럼(IDF)에서 “인터넷 기능에 초점을 맞춘 저출력의 반도체를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까지 회사의 최고운영책임자(COO)였던 그는 폴 오텔리니를 뒤를 이어 수장에 올랐다. 이날 연설은 크르자니치가 취임 이후 가진 첫 기조연설로 그가 제시할 사업 방향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인텔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시작된 PC 시장의 침체기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회사가 PC에서 모바일로 넘어간 정보·기술(IT)산업의 흐름을 간과했다는 비판에 부딪히기도 했다.
PC 시장의 절대 ‘갑’으로 통하지만 현재 모바일 시장에서 인텔의 존재감은 아직 미미하다. 모바일기기용 반도체시장은 영국의 ARM홀딩스와 퀄컴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르자니치는 차세대 스마트폰용 반도체 쿼크를 앞세워 모바일 시장을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이 새로 선보인 ‘쿼크’ 칩은 모바일기기 중에서도 특히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차세대 전략상품으로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웨어러블’ 컴퓨터를 겨냥한것이다.
르네 제임스 인텔 사장은 이날 “스마트워치와 같은 ‘입는 컴퓨터’뿐 아니라 손목 등에 착용할 경우 호흡이나 심장 박동 등을 체크할 수 있는 ‘스마트밴디지’ 또는 삼킬 수 있도록 설계된 일회용 센서 같은 의료 기기에도 쓰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텔의 행보에 시장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인텔이 PC 반도체 제작 기술 노하우를 발휘해 모바일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반면 이미 ARM홀딩스가 선점하고 있는 시장에서 쿼크만으로 입지를 다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텔은 이날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위해 개발된 첫 태블릿 PC용 프로세서도 공개했다. 인텔은 이 외에도 구글이 만든 랩톱 컴퓨터인 크롬북을 위해 개발된 장치들도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