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ING생명보험 인수를 위한 국내 지분투자자 모집을 위해 9%대의 확정이율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MBK는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를 위한 자금 대부분이 외국계인 것으로 알려지며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는 ING생명 국내 투자자 모집을 위해 5년 만기 조건으로 9%대 확정 만기수익률(YTM)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투자자는 MBK가 마련할 펀드에 돈을 넣게 되고 이 펀드는 ING생명이 새로 발행할 RCPS(전환상환우선주)에 투자하는 구조다.
RCPS란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를 뜻한다. 지분으로 전환되기 전가지는 사실상 원금이 보장되는 선순위채에 가깝다. 지난 8월말 기준 A급 5년물의 금리가 5% 이하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익률을 제안한 셈이다.
MBK가 이같은 조건을 제시하고 나선 것은 최근 불거진 대주주 적격성 논란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ING생명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MBK는 지난 8월 26일 주식매매 인수 본계약(SPA)를 체결하고 지난달 25일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 과정에서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 일었다. 인수 자금은 총 1조8000억원. MBK는 인수대금 1조원을 주식지분 형태로 투자하고 8000억원은 금융차입을 통해 조달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주식인수 자금은 MBK 제 3호 펀드에서 7000억원, 캐나다 PSP인베스트먼트에서 2000억원, 네덜란드 ING그룹에서 재투자금으로 1200억원을 마련했다.
그러나 해외투자자로 구성된 MBK 3호 펀드와 외국계 LP(펀드투자자)들이 대부분의 주식을 인수하는 만큼 사실상 외국 자본이 국내 보험사를 인수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졌다.
관련 규정에 대한 해석도 문제가 됐다. 현재 보험업법과 관련 규정에 따르면 보험업을 영위하는 외국자본이 아닐 경우 한국 보험사 지분 10% 이상을 인수할 수 없다. 보험사가 아닌 외국계 PEF는 사실상 국내 보험사를 사들일 수 없는 것이다.
MBK의 ING생명 인수자금의 성격을 두고 비난 여론이 일자 다시 MBK 3호의 투자분 중에서 1500억~2000억원을 연기금과 새마을 금고 등 국내 투자자에게 RCPS로 배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MBK파트너스 관계자는 “ING생명 인수가 빠르게 진행돼 국내 투자자들에게 투자 조건을 면밀히 설명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저금리 기조로 기관투자자들이 관심을 보는 것일 뿐 해외 LP에게도 비슷한 조건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