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35)이 1년 반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28일 밤 첫 방송된 MBC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이성준)에서 주인공 기승냥 역을 맡아 50부작 긴 호흡을 이끌어 간다. 기승냥은 원나라 출신 공녀로 출발해 후일 원나라를 쥐락펴락하는 황후의 자리에 오르는 인물이다.
2003년 ‘다모’ 이후 10년 만에 MBC 사극에 출연하는 하지원은 “‘기황후’의 옷을 입었을 때 느낌이 색달랐다. 오직 자신의 힘으로 황후의 자리까지 올라가는 캐릭터가 적극적이고 능동적이라 매료됐다”면서 “시청자 분들이 제가 느낀 기황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연기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이어 “‘다모’를 하면서 우리나라 곳곳의 예쁜 지역으로 촬영 다닐 때 촬영 현장의 즐거움을 처음 느꼈다. 그래서 사극 촬영할 때 더 신나고 설렌다. 이번에도 밤마다 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사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원은 몸 사리지 않고 액션 연기를 소화하는 배우로도 유명하다. 이번 작품 초반에도 어김없이 액션신이 등장한다. 그는 “액션 연기가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면서 “감독과 협의해 활만 쏘는 것으로 결정했다. 제 화살이 어디로 날아갈지 몰라서 스태프들이 긴장을 많이 한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기황후’는 제작 계획이 알려질 때부터 논란에 휩싸였다. 역사상 기황후는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일가친척을 등용하며 세도정치를 폈고, 원나라의 고려 정벌을 부추기기도 했다. 또한 기황후와 삼각 로맨스를 엮어 갈 충혜왕은 아버지 충숙왕의 후비를 겁탈하기까지 한 방탕한 인물이다. 제작진은 뒤늦게 충혜왕을 가상 인물 왕유(주진모)로 변경하며 역사 왜곡 논란을 잠재우려 했지만 여전히 대중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와 관련해 하지원은 “기황후는 37년 동안 거대한 제국을 장악한 대단한 인물”이라며 “사람들과 대립하는 대신 품을 줄 아는 여인이었을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한 “이 드라마는 승냥이가 황후가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겪는 아픔과 시련, 고려의 왕과 원나라 황제를 만나면서 아픈 사랑을 하는 내용을 중점적으로 그릴 것”이라며 “배우들은 캐릭터의 옷을 입고 연기한다. 작가가 예민한 부분은 다루지 않겠다고 하더라. 시청자 분들이 혼란스럽지 않게 객관적인 측면에서 써 주겠다고 해서 그 말을 믿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지원은 ‘기황후’를 위해 할리우드의 캐스팅 제안을 세 번이나 거절했다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는 “‘기황후’가 끝나면 바로 미국에서 좋은 영화를 하게 될 것 같다”고 털어놔 할리우드 진출을 가시화했다.
‘기황후’는 ‘대조영’, ‘자이언트’, ‘샐러리맨 초한지’ 등을 집필한 장영철·정경순 작가의 신작이다. 하지원을 비롯해 주진모, 지창욱, 백진희, 김서형, 이문식, 김영호, 정웅인, 권오중, 김정현, 진이한, 윤아정 등이 출연한다. 매주 월·화요일 밤 10시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