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회장은 르완다 수도 키갈리시 인근 식당에서 이투데이 기자와 만나 “세상에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며 KT CEO직을 스스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이 회장은 또 최근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차명계좌 발견 보도와 관련 “KT는 글로벌 컴퍼니로 투명하고, 시스템이 작동하는 기업”이라며 비자금조성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 이 회장과의 인터뷰에는 김홍진(KT 글로벌&엔터프라이즈부문 부문장, 사장), 김철수(KT 부사장), 전영석(oRn 대표) 등 4명이 함께 했다.
이 회장 인터뷰는 29일(현지시간) 오후 6시30분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고, 이 회장은 자신의 향후 행보에 대해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 회장은 22일 전격 이뤄진 검찰 압수수색과 최근 보도된 차명 계좌발견 보도에 대해서도 “그걸 믿느냐”며 반문할 만큼 자신감을 내비춰 검찰 수사가 어느선까지 진전될 수 있을 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이 회장은 KT 회장직을 계속 수행할수 있냐는 질문에는 “내가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내가 있는 순간 최선을 다할 뿐이고, 내가 조정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다”고 밝혀 상황에 따라서는 KT 이사회나, 외부 상황변화에 따라 퇴진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지난달 진행된 KT와 본인 자택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대체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지만, 기자들의 질문에는 간접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이 회장은 이번 검찰 수사를 두고 “정면돌파란 단어를 모른다”면서 “거대 쓰나미를 어찌 돌파하겠느냐,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해 이사회 등에서 사퇴가 결정될 경우를 물러날 수도 있음을 애둘러 표현했다.
특히 최근 일고 있는 여러 의혹과 관련해서도 “KT가 그간 추구한 것은 부끄럽지 않은, 투명하고 시스템적으로 운영되는 글로벌 기업되겠다는 것이었다”면서 “3년 연속 지속가능기업 평가지수 1등을 달성했고 이는 굉장한 변화”라며 강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그는 또 임원 인사와 관련해서도 투명하고 객관적인 시스템적 인사를 하고 있음도 강조했다.
이 회장은 “임원도 나에게 밉보이면 하루아침에 간다(해고)는데, (인사는)시스템적으로 한다”며 “임원 평가 기준이 있어야 하고, 그 기준은 유명 회사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사람을 내보낼 때도 인사위원회 회의를 거친다”면서 “인사제도는 투명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 회장은 르완다를 거점으로 한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애정과 확신을 강하게 피력했다.
이 회장은 “아프리카는 10년 후 지금과 완전히 다른 국가가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관계를 맺었다”면서 “남들이 모를 때 와서 (ICT 기술전파)하는게 어려운 일이고, 그만큼 리스크가 따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아프리카 사업에 대해서도 “미국이 알래스카를 살 때는 모두 반대했고, 책임자가 탄핵을 받았다”며 “우리나라는 아프리카에 반드시 진출해야 하고,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자신의 아프리카 사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이 회장은 아프리카 르완다 수도 키갈리에서 열리고 있는 ‘아프리카 혁신 정상회의(Transform Africa Summit, TAS) 2013’에 참여하고 있으며, 30일 르완다를 출국, 케냐를 거쳐 다음달 1일 입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