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석채 KT 회장, 이사회에 사의 표명… 검찰 추가 압수수색에 부담 느낀 듯

입력 2013-11-03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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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공동취재단)
KT 이석채 회장이 사의를 표명했다.

KT는 이석채 회장이 3일 이사회에서 사의를 표하고, 전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30일 아프리카 혁신정상회의가 열린 르완다에서 "세상에 종말이 와도 사과나무를 심겠다"며 자진 사의가 없음을 밝힌 지 4일 만의 일이다.

이 회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KT 임직원들에게 많은 고통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아이를 위해 아이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솔로몬 왕 앞의 어머니 심정으로 결정을 내렸다"며 사의 표명의 심경을 밝혔다.

또 "지난 4년동안 KT가 투명하고 혁신적인 회사로 거듭나게 임직원과 함께 추진해왔고, 그 결과 재벌이 아닌 기업도 치열한 전장에서 당당히 겨뤄 성공한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자신의 KT 경영에 대한 소회도 드러냈다.

이 회장은 "글로벌 사업이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닦던 때 회사가 어려움을 겪게 돼 회장으로서 참담한 마음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이사회에서 후임 CEO가 결정될 때까지 저는 모든 혼과 힘을 기울여 중요한 과제들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후임 CEO께서 개선된 환경에서 KT를 이끌 수 있도록 회사 발전에 필요한 조치를 충실히 마무리하겠다"며 끝까지 맡은 임무를 마무리 할 것도 밝혔다.

또한 이 회장은 "그동안 KT가 많은 혁신을 이뤄왔지만 현재 우리의 사업과 인력구조로는 IT컨버전스 위주로 변화된 환경과 네트워크에서 새로운 비지니스모델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경쟁사 대비 1조 5000억원 이상 더 많이 인건비가 소요되고 있어 더 많은 경쟁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인건비 격차를 1조까지 줄인다는 근원적인 개선을 올해 안에 이뤄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메일 말미에 이 회장은 "회사에 대해 떠오르는 여러가지 의혹들, 연봉을 포함한 상상을 초월한 억측으로부터 회사가 자유로워질 수만 있다면 급여도, 처분이 지극히 제한되는 주식으로 지급되는 장기성과급도 한치 숨김없이 공개하겠다"고 말해 자신과 연계해 떠도는 소문에 대한 진실을 밝히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이 회장이 이 같이 사의를 표한데는 지난달 31일 검찰의 추가 압수수색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지난달 22일 KT 본사, 서초동·광화문 사옥 등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단행했으며, 이 회장과 임원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회장은 사의표명 대신 아프리카 혁신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르완다로 출국했고, 이후 29일 현지에서 기자들을 만나 자진사퇴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특히 이 같은 의사를 밝힌 직후인 31일, 또 다시 이 회장과 임원 자택에 대한 검찰의 추가 압수수색이 진행됐고, 이에 이 회장이 더 이상 KT 회장직을 수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이 사의를 표함에 따라 KT 이사회는 이 회장의 구체적인 퇴임일자를 정하고, 퇴임일자 기준 2주 이내에 CEO추천위원회를 구성하게 된다.

CEO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현재 7인),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되고, 위원장을 제외한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된다. 이후 선정된 후보를 주총에서 결의하면 새로운 CEO가 임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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