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 줄어도 고액보수 비판에 성과급 ‘하방경직성’ 수정
"불황에도 매년 꼬박꼬박 임금을 올려 억대 연봉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의 고액 연봉 논란에 성과보수 체계를 개선한다. 앞으로 금융회사 경영진은 순이익이 반 토막 나면 성과급이 절반으로 줄어들고, 반면 순이익이 두 배로 증가하면 성과급도 두 배로 올라가는 영업실적간 연계성을 강화한다.
이에 올해 대부분 은행의 순이익이 작년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것임을 감안하면 내년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의 연봉은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13일 금감원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성과보수체체계 점검결과 이 같은 제도 개선과 함께 투명성과 합리성이 확보될 수 있도록 불합리한 운영사례는 즉시 시정토록 지도하고, 제도적 미비사항은 지속적으로 보완키로 했다.
금감원은 금융지주사와 3개 권역의 65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성과보수현황 및 모범규준 이행실태를 전검한 결과, 최근 영업실적은 악화되는 데 비해 경영진 보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등 성과보수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모범규준 점검대상 금융회사 최고경영자(CEO)의 연평균 보수는 금융지주사 약 15억원, 은행 10억원, 금융투자사 11억원, 보험사 1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액 연봉을 받는 금융회사 기준으로는 금융지주사 약 21억원, 은행 18억원, 금융투자사 16억원, 보험사 20억원 수준으로 드러났다.
금융지주사 및 은행의 경우 고정급과 성과급 비율이 평균 4:6 수준으로 성과급 비중이 더 높았다. 반면 금융투자사 및 보험사의 경우 고정급과 성과급 비율이 평균 6:4 수준으로 고정급 비중이 더 높은 상황이다.
또한 성과급지급을 위한 성과평가시 계량평가지표와 비계량평가지표를 평균 7:3의 비중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계량평가 비중의 경우 금융지주사(34%)와 은행(31.5%)이 금융투자사(18%)와 보험사(25%)에 비해 높았다.
문제는 금융회사 CEO 성과보수의 경우 영업실적 개선시에는 비례하여 증가된 반면, 실적 하락시에는 비례해서 떨어지지 않는 하방경직현상을 보였다는 점이다. 또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 대부분 급여를 고정급으로만 지급해 영업실적에 연동되지 않는 문제점도 발견됐다.
일부 금융회사의 경우는 영업실적이 떨어지더라도 70∼80% 수준의 성과보수가 보장될 수 있도록 계량지표를 자의적 운영한 사례도 지적됐다. 또 일부 CEO는 금융지주사 뿐 아니라, 여타 자회사(증권·보험사)로부터 중복해 성과보수를 수취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 및 성과급 외 퇴직 시 특별공로금 등의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수취한 사례도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