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로 인한 휴식기를 가졌던 분데스리가가 2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을 기해 13라운드 일정에 돌입한다. 12라운드 함부르크 SV와의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손흥민(바이어 레버쿠젠)이 연속 경기 득점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가운데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와 박주호(마인츠 05) 역시 출격을 준비중이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 여부도 관심사지만 13라운드 최대 관심사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간의 대결이다. '데어 클라시커(Der Klassiker)', 즉 축구의 고전이라는 이름으로도 통하는 양팀간의 대결은 24일 새벽 도르트문트의 홈구장인 지그날-이두나-파크에서 열린다. 이 경기는 1위 바이에른(승점 32점)이 승리할 경우 2위 도르트문트(승점 28점)와의 승점차를 더 크게 벌릴 수 있고 도르트문트가 승리하면 1,2위간의 격차가 대폭 줄어 상위권 판도는 더욱 혼전 양상을 띄게 된다.
1부리그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바이에른이 38승 28무 22패로 도르트문트에 앞서 있다. DFB 포칼(독일컵), 챔피언스리그, 리그컵, 수퍼컵 등 공식 경기를 모두 포함해도 바이에른은 46승 30무 27패로 도르트문트보다 우위다. 하지만 리그 홈경기에서 만큼은 도르트문트가 14승 18무 12패로 바이에른을 근소하게나마 앞서고 있으며 특히 최근 6번의 리그 맞대결에서는 도르트문트가 4승 2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이번 13라운드까지 2013년에만 벌써 5번째 대결이다. 지난 시즌 포칼 8강(바이에른 승), 지난 시즌 리그 32라운드(무승부),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바이에른 승), 올시즌 독일 수퍼컵(도르트문트 승) 등을 이미 치렀다.
분데스리가 역사속에서 수많은 맞대결을 치렀고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가진 팀인 만큼 과거 이들의 대결 역시 많은 이야기 거리를 남겼다. 1971-72 시즌 맞대결에서는 홈팀 바이에른이 무려 11-1의 대승을 거뒀다. 이 승리는 바이에른 역사상 최다골차 승리 기록으로 남아있다. 도르트문트는 전반에만 4골을 허용하며 0-4로 뒤진 채 전반을 마쳤고 바이에른의 게르트 뮐러는 무려 4골을 기록했다.
2000-01 시즌 맞대결에서는 무려 12장의 경고 카드와 3장의 퇴장 카드가 나오는 혈투가 벌어졌다. 도르트문트의 에바닐손이 퇴장을 당했고 바이에른에서는 빅상테 리자라쥐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그리고 슈테판 에펜베르크가 퇴장 카드를 받았다. 바이에른은 당시 선발 출전 선수들 중 수비수 파트릭 안데르손과 로케 산타 크루즈를 제외한 전원이 경고를 받았을 정도였다.
2002-03 시즌 대결도 큰 볼거리를 남겼다. 바이에른의 홈에서 벌어진 경기에서 도르트문트는 전반 장신 공격수 얀 콜러가 선제골을 터뜨렸지만 후반 연달아 골을 허용하며 1-2로 리드를 빼앗겼다. 하지만 클라우디오 피자로의 역전골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터뜨린 골로 도르트문트는 이에 격렬하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옌스 레만 골키퍼가 퇴장을 당했고 더 이상의 선수교체 카드가 없던 도르트문트는 콜러가 골키퍼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골문을 지켰다. 공격수 콜러는 무려 25분간이나 골문을 지켰지만 바이에른의 중거리 슛을 침착하게 막아낸 것은 물론 다이빙 캐치까지 시도하면 더 이상의 실점은 허용하지 않았다.
이번 맞대결 역시 1,2위간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과 위르겐 클롭 감독간의 지략 대결 역시 관심사다. 일단 선수 가용폭은 바이에른이 좀 더 여유있는 편이다. 필립 람과 마누엘 노이어 등이 주중 잉글랜드전을 결장하고 일찌감치 소속팀에 복귀했기 때문이다. 물론 프랑크 리베리가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포지션별로 결원이 많은 도르트문트에 비해서는 한결 상황이 좋은 편이다. 리베리의 결장은 마리오 괴체가 대체할 수 있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티아구, 셰르단 샤키리, 클라우디오 피자로 등도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지만 도르트문트보다 상황이 나쁘지는 않다.
도르트문트는 수비 라인이 모두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다. 두 명의 주축 중앙 수비수 마츠 홈멜스와 네벤 수보티치가 모두 부상중이고 왼쪽 풀백 마르셀 슈멜처 역시 결장한다. 우측 풀백 루카스 피스첵은 이미 장기 부상자 명단에 올라있다. 일단 바이에른전에 야쿱 블라지코프스키가 오른쪽 풀백으로 후방 배치되고 중앙 수비수는 소크라티스와 마누엘 프리드리히가 맡을 가능성이 높다. 프리드리히는 지난 시즌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방출된 뒤 소속이 없었지만 최근 도르트문트에 합류했다. 그간 오른쪽 풀백으로 나섰던 케빈 그로스크로이츠는 왼쪽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외에도 일카이 귄도간 역시 부상으로 출전할 수 없는 상태다. 수비 전문 자원들도 있지만 이들보다 특유의 공격적인 컬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공격 자원들을 후방배치할 가능성이 훨씬 높아 보인다.
도르트문트는 12라운드까지 32골로 리그 최다 득점을 기록 중이다. 반면 바이에른은 단 7실점으로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각자의 특징을 얼마나 잘 발휘할 수 있느냐에 따라 이들의 맞대결 결과도 좌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