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0.2% 보유 4대주주 등극 … 지분분포 감안 땐 캐스팅보트도 가능
[오너지분변동]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눈치를 보게될까?
대기업집단의 금융·보험사 의결권과 관련된 공정거래법(독점거래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가능한 이야기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지분율을 내려놓게 되면 오너의 지분율 역시 낮아져 우호지분 확보가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현재 오너가를 제외하면 개인주주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올 3분기 기준 삼성전자 주식 29만3500주(0.2%)를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의 지분율은 이건희 회장 3.38%, 홍라희 리움 관장 0.74%,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0.57%에 이어 4번째다. 정 부회장의 지분율은 0.2%에 불과하지만 삼성전자 지분분포를 감안할 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대기업의 지배구조 개혁 방안에 따라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강력하게 추진 중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대기업집단의 금융·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계열사 주식의 의결권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타인의 재산을 이용하는 금융·보험사의 특성상 이를 통해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다만 임원 선임, 정관변경, 합병 등 경영권과 연결되는 안건에 대해서는 15% 범위(이하 15% 룰) 안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개정안은 15%룰을 매년 1%씩 낮춰 2017년까지 5%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생명(7.21%)과 삼성화재(1.26%)는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율을 낮춰야 한다. 이 경우 삼성전자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 역시 17.66%에서 14%대로 낮아진다. 오너가의 지분율이 3% 넘게 빠지는 상황에서 0.2% 지분율은 결코 작지 않다. 최근 삼성그룹이 주력 계열사의 지분 이동을 통해 삼성전자와 호텔신라에 대한 5%룰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나오는 상황이라 정 부회장의 지분은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정 부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을 취득 후 지난 9년간 취득 시기, 주가, 배당 등을 감안하더라도 약 2858억원의 차익을 남긴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매년 주당 최소 5000원에서 최대 7500원씩 배당하는 대표적인 고배당 주식이다. 올해 정 부회장이 중간배당금으로 받는 1억4675만원을 포함하면 지난 9년간 총 배당금 수익은 189억5925만원에 달한다. 그가 삼성전자 지분을 처음 취득했던 2004년 당시 주가는 41만~57만원 수준이었으나 현재 약 185% 상승한 140만원으로 올랐다. 정 부회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취득 후 평가이익만 약 2670억원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