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공연·페스티벌 기획으로 실력 인정… ‘레인보우…’ ‘글로벌…’ 등 입지 다지며 올 매출액 150억원대 전망
서울 마포구 서교동은 행정구역보다 ‘홍대’란 고유명사로 우리에게 더욱 친숙하다. 음악을 사랑하는 뮤지션들의 공연이 펼쳐지고 밤을 잊은 젊음이 흘러넘치는 곳, 그곳에 공연의 산실 VU엔터테인먼트(이하 VU)가 있다. 지하에는 지난달 개관한 라이브 공연장 예스24무브홀이, 1층에는 멀티플레이스 더 엠(The M)이 자리 잡았다. ‘뭘 좀 아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VU의 전신은 2000년 설립된 서브라인엔터테인먼트다. 공연계 정통한 실력자로 통하던 한익수 대표를 주축으로 하나 둘씩 사람이 모이면서 회사의 규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언더에서부터 싹을 틔운 서브라인엔터테인먼트는 점차 규모를 키우면서 2006년 VU로 다시 태어났다. VU란 사명은 ‘베리 유니크(Very Unique)’의 머리글자를 따왔다. ‘정말 독특한’, ‘매우 특별한’의 뜻처럼 언제나 새로운 것을 제시하겠다는 이념을 담은 이름이다.
‘즐거움을 만들자’는 목적을 내건 VU는 다양한 내한 공연과 페스티벌을 통해 기획력과 운영능력, 사업 실적을 검증받았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문화 이벤트로 떠오른 파티 기획, 브랜드와 트렌드를 접목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전수하는 컨설팅, 실력 있는 아티스트를 육성하는 매니지먼트, 소속 아티스트의 해외 진출을 돕는 에이전시 사업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러나 열정과 실력으로 뭉친 VU도 어김없이 시련을 겪었다. 몇 해 전만 해도 공연계는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관객의 눈높이는 높아졌지만 그에 걸맞은 공연 산업과 문화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VU는 2001년 영국에서 시작된 댄스 뮤직 페스티벌 ‘글로벌 개더링’을 2009년 한국에 상륙시켰다. 아직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은 소수의 마니아들이나 즐겨 듣던 시기였다. 대규모 페스티벌을 개최할 만큼 시장이 무르익지 않은 상황이었다. 게다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까지 겹치면서 국가적으로 많은 인원이 모이는 행사를 기피하는 난관에 부딪쳤다.
‘글로벌 개더링’ 첫 회는 실패했지만 잃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피와 땀을 흘리며 쌓은 경험은 곧 실력이 됐다. 이듬해 열린 ‘글로벌 개더링’은 팻보이슬림, 아민 반 뷰렌, 저스티스 등 세계적 뮤지션을 라인업으로 내세우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서울 한강 난지공원에서 경기 용인 캐리비안베이로 장소를 옮겨 매년 개최하고 있다.
2011년 VU는 ‘레인보우 아일랜드’를 페스티벌 시장에 내놨다. 강원도 춘천시 남이섬에서 열리는 ‘레인보우 아일랜드’는 음악과 캠핑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뮤직 페스티벌이다. 도심을 완전히 벗어난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음악을 즐기는 이 페스티벌은 새로운 문화 코드를 제시하고 있다.
이 밖에도 ‘썸머 웨이브 페스티벌’, ‘서울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 ‘더 파이널 카운트다운’ 등 페스티벌과 파 이스트 무브먼트, MGMT, LMFAO, 트웬티 원 파일럿츠, 마크 론슨, 스눕독 등의 내한 공연을 성사시켰다.
VU는 누구보다 빨리 트렌드를 읽는다. EDM 열풍이 불기 전부터 굴지의 아티스트를 국내에 소개했고, 공연문화를 레저와 접목했다. 이는 억지로 습득한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체득한 것이기에 더욱 의미가 깊다.
공연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다진 VU는 2014년 매출액을 150억원대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올해에는 기존 ‘글로벌 개더링’과 ‘레인보우 아일랜드’에 더해 신규 뮤직 페스티벌 2건을 더 개최할 예정이다. 사계절 내내 VU의 페스티벌을 만날 수 있는 공연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특히 VU는 무리하게 토종 페스티벌을 기획하는 대신 해외 유수의 페스티벌 브랜드를 국내에 도입하는 방향으로 한국 음악팬들에게 세계적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