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대출태도가 올 1분기에는 완화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기업 및 가계 신용위험은 모두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이라는 우려다.
한국은행은 국내은행 16곳 및 여타 금융기관(상호저축은행 14곳, 신용카드회사 8곳)을 대상으로 올 12월중 실시한 대출형태 서베이 결과를 이같이 6일 발표했다.
◇은행 대출태도 완화기조 이어질 것 = 한은은 올 1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가 완화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부문별로 보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는 경제 전반의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관리에 역점을 두면서 성장잠재력이 높은 업체를 중심으로 완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기업의 경우에는 일부 취약업종의 재무건전성 악화에 따른 추가부실 우려가 상존하고 있어 소폭의 강화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계 주택자금은 시장점유율 제고 등을 위해 완화적인 대출태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가계 신용위험 높은 수준 지속 = 한은은 또 국내은행의 신용위험지수를 부문별로 조사한 결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은 내수 부진, 불확실한 경제상황 등 경영애로가 여전한 가운데 건설업, 부동산업, 음식·숙박업 등 경기민감 업종의 어려움이 지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계 부문 역시 신용위험의 상승세가 소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높은 가계부채 수준, 가계소득여건 개선 미흡 등의 영향으로 저신용·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다만 대기업은 엔화 약세, 일부 대기업의 재무구조 취약 우려 등 대내외 불안요인 상존으로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 대출수요 중소기업 중심으로 높은 수준 전망 = 한은은 국내은행의 대출수요도 올 1분기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중소기업은 내수경기 부진 등으로 업황부진 업체들의 자금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올해 사업 및 업황변동에 대비한 운전자금 수요가 가세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비우량기업의 직접 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어려운 데다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지속 등으로 대출수요 증가세가 다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 주택자금 대출수요는 정부의 주택시장 대책 관련 한시적 세제혜택이 종료되면서 증가세가 축소되고, 일반자금은 완만한 소비심리 개선 등에 힘입어 낮은 수준의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서민계층 신용위험 높은 수준 유지할 것 = 한은은 또 올 1분기 상호저축은행의 신중한 대출 태도가 다소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신용위험에 대한 경계감으로 담보조건 강화 등 보수적인 심사기준을 적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가계의 경우에는 주택자금에 대한 대출태도가 소폭 완화세를 지속하고, 신용대출 위주의 일반자금은 서민금융 본연의 기능 회복을 위해 소폭 강화기조에서 중립으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소기업 및 서민계층 모두 경기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높은 수준의 신용위험이 지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용카드회사는 올 1분기 카드론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수익성 하락압력이 지속됨에 따라 대출태도가 중립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신용위험의 경우에는 위험·다중 채무자에 대한 카드발급 제한 규제 지속 등으로 신용위험이 중립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