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금융시장, 새해부터 흔들

입력 2014-01-08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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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국채 금리 지난해 초의 두 배 수준…필리핀ㆍ태국 통화 가치 3년래 최저 수준

동남아시아 금융시장이 새해부터 흔들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7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정치불안과 경제성장 불확실성 탓에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하면서 동남아시아 채권 금리는 빠르게 오르고 통화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필리핀과 태국 통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최근 3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도네시아 루피아 가치는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동남아시아증시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이날 10년물 달러 표시 국채를 5.95% 금리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해 4월 발행 당시 금리보다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지난해 5월 처음 양적완화 축소를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의 동남아 시장 이탈이 시작됐다.

동남아 경제지표가 이후에도 계속 좋은 모습이지만 투자자들의 이탈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태국과 캄보디아, 방글라데시아 등에서 최근 반정부 시위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정정불안도 투자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은 올해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있어 중요한 정책결정이 미뤄질 것이라는 우려도 커졌다.

맥쿼리의 샘 레 코누 선임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지금 동남아시장에 들어갈 이유를 찾지 못하겠다”며 “부정적 분위기가 동남아 자산 매도세를 촉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지만 달러 대비 태국 바트 가치는 1.3%, 필리핀 페소는 1.0% 각각 하락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달 초 이후 약 60bp(bp=0.01%) 뛰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경기회복세도 투자자들이 동남아시장에서 멀어지는 이유라고 풀이했다.

에스텔리토 비아코라 BPI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대형 기관투자자들이 신흥시장에서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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