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국채, 안녕들 하십니까] 2년간 5조 팔린 ‘히트상품’… 헤알화 급락에 녹다운

입력 2014-01-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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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비과세 쫓던 슈퍼리치 열광… 헤알화 가치 1년 새 22% 떨어지면서 손절매 문의 쇄도

최근 브라질국채 손절매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BRL)가 원화 대비 가치 하락폭이 커지면서 브라질국채에 대한 투자수익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고액자산가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국채에 무슨 일이 생긴 걸까.

◇ 2년 동안 5조원 이상 팔린 히트상품이 ‘애물단지’로 = 브라질국채는 지난 2011년 상품들이 봇물을 이루며 출시됐다. 당시 한국?브라질 조세협약 및 브라질 면세 조항에 따라 채권 이자소득이 전액 비과세되므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인 고액 자산가들에게 적합하다는 선전이 주를 이뤘다.

실제 브라질국채는 2012년부터 고금리, 비과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상품으로 알려지며 고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급증해 지난해까지 국내에서만 5조원 이상이 팔린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브라질국채는 브라질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으로, 원화로 금액을 지불하면 이를 달러로 바꾼 뒤, 브라질 화폐인 헤알화로 다시 바꿔 매입한다.

절세상품으로 히트한 이유는 브라질국채 10년물(2013년 1월) 기준 표면금리가 연 10%라는 점 때문이다. 표면금리란 채권을 발행할 때 지급하겠다고 약정한 금리를 말한다. 우리나라가 10년물 기준 3% 대의 표면금리를 갖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한 사람은 10%의 표면금리를 받게 된다. 중간에 채권을 매입한 사람은 채권 가격이 변동함에 따라 달라지는 실질금리를 적용받게 된다. 이에 최근 전문가들은 브라질국채의 손절매 문의와 관련해 팔지 말고 10%의 이자수익이라도 챙기라고 말한다.

특히 2011년 당시 브라질이 세계 6위의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며 신흥국에 이름을 올리면서 국내 투자자들이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의 투자에 너도나도 편승한 것도 한몫했다. 이와 함께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 2016년 하계 올림픽 개최를 앞둔 점도 매력도를 높였다.

그러나 헤알화의 가치 변동폭이 커서 금리와 환율 변동에 따라 브라질국채 투자에 대한 투자의견이 분분했다. 다시 탄력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투자 원금의 6%를 부과했던 토빈세가 지난해 6월에 폐지됐기 때문이다. 토빈세는 외국인의 투자 목적 외환 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금융거래세이다.

또 헤알화의 최저점에서 매입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부각됐다. 2011년 헤알의 가치가 550~700원대였으나 2012년 12월 510원으로, 1년 새 22%나 하락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앞으로 다시 헤알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예상하며 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했고 투자 비중이 높아졌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2013년엔 헤알화의 가치가 440원까지 떨어지며 환차익은커녕 환차손을 물게 돼 애물단지로 전락한 것이다.

◇헤알화 가치 대폭 하락… 고금리?비과세 혜택도 희석 = 브라질국채는 헤알화가 강세를 보이고 원화가 약세를 보일 때 투자하는 게 좋다.

2011년 11월 헤알의 가치는 1헤알당 650원을 보였다. 다음해 12월 550원으로 22%나 가치가 하락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헤알 환율이 1헤알당 576.18원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기도 해 다시 매력도가 부각됐다. 이것도 잠시 지난해 8월 22일에 미국 연준의 7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면서 457.02원으로 급락했다. 올해 1월 3일 헤알이 440원까지 떨어지면서 헤알화 가치의 급락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헤알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마이너스 수익이 점점 커지자 고금리, 비과세 혜택에 대한 매력도 희석시키고 있다.

한편 브라질국채의 위험요인으로 브라질 경제의 외부의존도가 높다는 점도 꼽힌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브라질이 다른 신흥국보다 환율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이유는 정부가 재정적자와 경상적자를 기초로 하는 정책을 장기간 수용하고 있음에 기인한다”며 “브라질은 취약한 펀더멘털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자금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 외채에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낳았고, 정부는 저성장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있어 근본적인 경제 체질을 개선하려 하기보다 빠른 성장률 회복을 위해 공격적인 재정확대 정책을 시행해 왔다”고 전했다. 이어 “만성적인 경상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부는 이를 고금리, 고환율 정책으로 메우고 있다”며 “이것은 또 다시 대외 채무 증가를 초래하고, 환율 절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반복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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