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
결국 은퇴한 중장년층의 의료비 지출 부담은 날로 늘어날 것이다. 노후생활비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의료비를 감당하기란 정말 어렵다. 결국 의료비를 줄이기 위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토록 노력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진다.
행복한 노후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노후에 의료비를 줄이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도록 좀더 노력해야 한다. 첫 번째 대책은 건강한 몸과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부 통계에 의하면 55세 이상 중장년 중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이의 비율이 40%대에 불과하다. 국립암센터는 암 예방을 위해 ‘1530’을 실천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주 5회 이상, 하루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고위험 음주 비율은 남자 27%, 여자는 7%에 달한다. 고위험 음주란 1회 평균 음주량이 소주 기준으로 7잔(여자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한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낙관성을 키워 우울증을 예방한다. 노후에 가장 무서운 병이라고 하는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독서, 외국어 공부 등 뇌의 건강을 유지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두 번째는 건강검진을 생활화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건강검진율은 전체적으로 54%에 불과하며, 50~60대도 70%에 머물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는 무료 건강검진을 잘 활용하면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다.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면 그만큼 치료비가 적게 든다.
세 번째는 효율적 의료비 지출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과잉진료를 피하고, 좋은 병원을 고르는 방법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 특히 사망 직전 발생하는 거액의 의료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죽음의 질은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치료해야 불효를 하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에 말기 암환자에 대해 과도한 항암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암환자의 사망 1개월 전 항암치료 비율이 한국은 31%이지만 미국은 9%에 불과하다. 과도하며 무의미한 연명치료로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현상이 우리나라에 만연해 있다. 노인들이 많게는 하루에 1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을 물면서 중환자실에서 사망하는 것은 이후 많은 문제를 가져온다. 웰다잉(Well-Dying)을 위해 사전의료의향서를 미리 작성하고, 사랑하는 가족들 곁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문화가 빨리 확산하길 바란다.
여러 사람과 어울려 사는 공동체 정신을 갖고, 삶을 낙관적으로 대하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장년층의 마음을 짓누르는 노후생활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은 빨리 완화해야 한다. 풍요보다 행복을 지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