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선수 최고의 무대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톱랭커는 매년 수백만 달러의 상금을 벌어들이며 높은 명성을 쌓아가고 있다. 전 세계 프로골퍼들이 PGA투어 무대를 밟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이유가 그것이다.
올 시즌 한국인(계) 선수들은 지난해 바이런 넬슨 챔피언십 정상에 오른 배상문(28·캘러웨이골프)을 비롯해 11명의 코리안 브라더스가 PGA투어 무대를 누빈다. 코리안 브라더스의 맏형은 최경주(44·SK텔레콤)로 2000년 PGA투어에 데뷔해 통산 8승을 올리며 매년 정상을 노크해왔다.
그렇다면 최경주의 연간 수입은 어느 정도일까. 최경주는 지난해 PGA투어 26개 대회와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2개에서 총 13억5819만원을 벌었다. 대회당 4850만원을 번 셈이다.
반면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25억원이 넘는 돈을 벌어들이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메이저 대회 3연승 포함 여섯 번이나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올해의 선수상과 상금왕까지 차지했다.
LPGA투어에서는 총 23개 대회에 출전해 245만6619달러(25억9418만원)를 벌었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는 3개 대회에 출전해 1억5269만원을 챙겼다. 또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 미션힐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는 2위 상금 3만8949유로(5620만원)를 추가, 3개 투어 28개 대회에서 총 27억4687만원을 벌어들였다. 대회당 9810만원이다.
결국 대회장에서 챙긴 상금만 보면 박인비가 최경주보다 두 배나 많은 돈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연간 총수입에서는 최경주가 박인비보다 많은 돈을 벌었다.
미국의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지난 8일(한국시간) 인터넷판 기사에 최경주의 지난해 수입이 총 778만 달러(82억8000만원)라고 보도했다.
대회장에서 벌어들인 128만3251달러 외에도 대외 활동을 통해 650만 달러를 더 벌었다는 것이다. 이는 전 세계 골프선수 중 28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아시아에서는 26위를 차지한 이시카와 료(23·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여자 선수 중에는 48위를 차지한 폴라 크리머(미국·533만1918 달러)가 가장 많은 돈을 벌었지만, 박인비는 50위 안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박인비의 지난해 수입은 골프 대회장에서 벌어들인 상금 이외에는 표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박인비의 지난해 수입이 50억원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그러나 메인 스폰서와 서브 스폰서 4곳(제주 삼다수·파나소닉·휠라코리아·던롭)의 인센티브를 전부 합산하면 최대 70억원까지 이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우선 지난해 계약한 KB금융그룹과의 계약금 및 후원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연간 5억원에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기에 메인스폰서와 서브 스폰서가 통상적으로 지급하는 순위에 따른 인센티브까지 합할 경우 대회장에서 받은 상금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십수년째 한국인 최고 골퍼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는 최경주와 새로운 골프 여제로 급부상한 박인비의 장외 상금 대결이 전 세계 골프팬들에게 이색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