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0일 오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알라모 돔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36분과 45분 각각 페랄타와 풀리도에게 연속골을 허용했고 후반 막판에도 풀리도에게 연속골을 내줘 0-4로 패했다.
한국은 지난 코스타리카전과 비교해 주전 선수들 중 3명을 교체했다. 미드필더 염기훈과 김태환, 오른쪽 풀백 박진포 등이 고요한, 김민우, 이용 등을 대신해 멕시코전에 나섰다. 공격 전방에는 코스타리카전 결승골의 주인공 김신욱가 나섰고 이근호가 이선에 배치됐다. 골문은 김승규가 2경기 연속으로 출전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경기를 치르고 항공편으로 샌안토니오로 이동했고 충분한 휴식 시간도 가지지 못했던 탓에 선수들의 몸상태는 경기 초반부터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다. 전체적인 볼 점유율에서 밀렸고 공격에서도 멕시코의 3백을 상대로 원활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개인기와 볼 키핑력이 뛰어난 멕시코인 탓에 전체적으로 밀리는 경기 양상을 보였지만 전반 중반에는 우측에서의 크로스를 받아 이명주가 결정적인 헤딩슛을 날리는 등 위협적인 모습도 연출했다. 이명주의 헤딩슛은 모레이라 골키퍼의 정면으로 향하며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했다.
멕시코의 선제골은 전반 36분에 나왔다. 왼쪽 터치라인쪽을 돌파하던 폰세는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페랄타가 잡아 오른발 슛으로 마무리 했다. 강민수가 페랄타를 마크했지만 페랄타는 강민수를 가볍게 제치고 오른발로 강하게 골문을 갈랐다.
한국은 경기 종료 직전 풀리도에게 또 한 골을 내주며 0-2로 뒤진 채 전반을 마무리 했다. 풀리도의 골이 나오기 이전에 공을 잡은 페냐가 오프사이드 위치에서 공을 잡은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웠지만 심판진은 이를 득점으로 인정했다.
후반들어 양팀은 많은 선수들을 교체하며 경기를 진행했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호, 이승기, 김민우 등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고 후반 도중에도 김대호, 고요한, 송진형 등을 투입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하지만 기세를 올린쪽은 멕시코였다. 두 번째 골의 주인공 풀리도는 후반 40분과 44분 연달아 득점을 올리며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풀리도는 후반 40분 왼쪽 라인을 돌파한 브리수엘라의 도움을 받아 발리슛을 터뜨렸고 경기 종료 직전 김승규가 두 차례나 선방하며 리바운드된 공을 침착하게 골문 안으로 차 넣어 자신의 세 번째 골을 기록했다.
한국은 결국 풀리도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한 것을 비롯해 4골을 내주며 0-4로 패했다. 경기의 해설을 맡은 이영표 해설위원은 세 번째 실점 장면에서 수비수들이 적극적으로 공격을 차단하지 못하자 “진정한 수비한 수비 위치에만 서 있는 것이 적극적으로 수비하는 것”이라며 수비진의 느슨한 플레이에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4번째 실점이 나온 뒤에는 “전술이 아닌 정신적인 부분을 언급해야 한다”고 전제하며 “국가대표로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멕시코전에서 0-4로 대패한 한국은 오는 2월 2일 미국과의 평가전을 끝으로 이번 브라질 및 미국 전지 훈련 일정을 마감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