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농업 현장을 찾아서]농업 한류…개도국에 선진기술 전수 기아퇴치 앞장

입력 2014-02-0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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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아센터 2009년 6개국서 작년 20개국으로 늘어…글로벌 인재 양성도 힘써

지구촌 곳곳에 불고 있는 한류바람은 농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공적개발원조(ODA)의 형태로 해외에 전파되는 한국의 농업기술은 개발도상국 식량 증산의 첨병이 되고 있다. 한국의 농촌개발 경험은 개도국의 벤처마킹 대상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개도국 기술협력 사업을 통해 맞춤형 기술지원으로 개도국 농업 발전을 돕고 자원 도입 등 우리나라의 이익에 도움이 되는 윈윈 협력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농진청은 해외 현지에 국내 농업기술을 전파하는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KOPIA)’를 설립해 운영 중이다. 코피아센터는 개발도상국과 현지에서 맞춤형 기술공여, 자원공동개발, 글로벌 인재양성 및 해외진출 기업 지원 등에서 호혜적으로 협력하기 위해 설치됐다. 일방적 농업 원조 방식에서 벗어나 농업 후진국에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기 위한 조직인 셈이다.

사업의 중추 기반은 농진청에서 배출한 개도국 인적 네트워크다. 현재 농진청을 다녀간 개도국 훈련생 약 4000명이 각국의 농업기술 관련 주요 보직에 근무하고 있다.

코피아센터 설치 국가는 지난 2009년 6개국에서 20개국(지난해 기준)으로 늘어났다. 베트남·미얀마·우즈벡 등 아시아 8개국, 케냐·에디오피아 등 아프리카 4개국, 브라질 등 중남미 4개국 등이다.

코피아센터는 15개국에 나라별로 농업 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맞춤형 기술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고추, 배추, 무 등 12개 작목의 78개 품종의 한국 채소종자, 파라과이에선 국내 벼품종에 적응성을 검정해 주고 있다. 필리핀에는 한아름·다산 등 벼 현지 적응 품종을 선발해 농가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다. 케냐의 경우 시비법 개선, 품종 추천 등을 통해 감자와 고구마의 생산성 향상을 돕고 있다. 또 에디오피아는 무·배추 등 7개 품종에 대해 고산지 적응 한국상 품종을 선발하고 재배기술을 전수 중이다.

적응 검증 절차를 거친 기술에 대해선 시범단지 조성도 지원한다. 캄보디아에는 10ha 규모로 현지 적응 옥수수 품종 시범재배 단지가 만들어졌으며 베트남에는 고추 등 6개 작목에 대해 30개 농가를 위한 한국 채소품종 시범마을을 운영 중이다.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 지원도 코피아의 역할이다. 제과업체 오리온과 CJ그룹, 파라곤 농산 등(베트남)과 농우바이오, 참고을(미얀마) 등 55개 업체의 해외진출을 도왔다.

해외농업 진출을 선도할 글로벌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농진청은 농식품 전공 대학생을 6개월간 코피아에 파견해 개도국과의 농업기술 협력 사업 업무를 익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해외파견 학생의 규모는 지난 2009년부터 5년간 588명에서 지난해 한해 동안만 124명으로 큰 폭의 증가세를 거뒀다. 이미 2009년부터 3년간 파견을 다녀온 취업 대상자 178명 중 126명(70.8%)이 취업에 성공적이라는 평가도 얻고 있다. 또 코피아 주재국 현지 연구원의 연수 지원도 2012년 45명에서 지난해말 기준 81명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농진청은 권역별 농업 현안 해결을 위해 국제기구 형태의 다자간 기술협력 협의체도 꾸렸다. 베트남·미얀마·우즈벡 등 아시아 11개국과는 2009년부터 ‘아시아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AFACI·아파치)’, 아프리카 18개국과는 2010년부터 ‘한·아프리카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KAFACI·카파치)’를 구축해 지역에 맞는 맞춤형 농업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올해에는 라틴아메리카 10개국이 참여하는 ‘한-라틴아메리카 농식품 기술협력 협의체’를 만들 예정이다.

농진청이 주도하는 이들 다자간 기술협력 협의체는 지구온난화 등 농업환경 변화에 대응해 지속 가능한 농업환경·자원보전, 이용기술 개발, 기아·빈곤 퇴치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고 있다.

아파치의 경우 지난 2012년 5월 한국에서 열린 2차 총회에서 12개 회원국은 기후변화 등 농업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18개 신규과제를 채택해 진행 중이다. 농진청은 특히 아파치를 통해 아시아 국가별 맞춤형 기술을 개발해 지원하고 있다. 몽골과는 토마토 시설재배기술 정착을 위한 연구를, 인도네시아와는 재해에 견딜 수 있는 콩 품종을 육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태국에서는 175개 농가가 96ha의 농지에 옥수수 종자생산단지를 조성해 참여 농가의 소득을 2배 높이는 등 높은 성과를 거뒀다.

카파치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한국에서 장기 연수를 통해 자국에 필요한 기술을 배운 후 자국으로 돌아가 그 경험을 활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국가별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아프리카 15개국 43명이 국내에서 3개월간 체류하면서 농진청 연구소에서 농진청 전문과와 자국에 필요한 훈련을 1대1로 받은 후, 국가별로 자국이 추진할 과제를 스스로 도출해 확정하는 것이다.

또 아프리카 공통의 문제인 ‘주식의 생산성 증대 및 가축개량’ 등에 대한 방안 마련을 위해 카파치 회원국의 농업전문가를 대상으로 에디오피아에서 인공수정·수정란 이식 등과 같은 가축 개량 기술을 두 차례에 걸쳐 전수하기도 했다. 지난 2012년 7월엔 아프리카녹색혁명동맹 및 국제축산연구소와 아프리카 기술지원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협약도 맺은 바 있다.

이양호 청장은 “다자간 농업기술협력 협의체는 권역별 농업 현안 해결을 위한 공동 사업 추진을 통해 다자간의 이익을 도모하고 기술격차를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 “이를 통해 한국 농업의 위상을 높이고 농업기술 리더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동기획 : 이투데이·농촌진흥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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