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이 잡화브랜드 ‘덱케(DECKE)’를 선보이며 2조원대로 추산되는 국내 핸드백 시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한섬은 다음달 초 잡화브랜드 덱케를 론칭한다고 10일 밝혔다. 한섬은 백화점은 물론 무이ㆍ탐그레이하운드 등 편집샵을 포함해, 올해 안에 10곳 이상의 덱케 매장을 열 계획이다.
한섬이 독자적으로 잡화 브랜드를 선보이는 것은 1987년 창립 이후 처음이다. 신사업 진출을 통해 여성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줘 안정적 성장을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한섬은 지난해 코오롱FnC 쿠론 출신의 윤현주 디자인실장을 잡화사업부장(상무)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한편 덱케는 독일어로 ‘피부’ 또는 ‘가죽’을 뜻한다. 한섬은 “가죽 본연의 아름다움을 구현하는 브랜드 철학과 가치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엠블렘은 연결과 인연을 상징하는 ‘레이디버그(무당벌레)’가 모티브다.
덱케는 30대 전후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잡았다. 황유진 한섬 잡화사업부 팀장은 “수입 컨템포러리를 즐겨 입는 30대 전후의 여성 고객이 공략 대상”이라며 “최근 가치소비 확산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품 라인업은 가격과 소재에 따라 △프리스티지(Prestige) △빈티지(Vintage) △레이디버그(Ladybug) 등 세 단계로 구성됐다. 프리스티지 라인은 스페인 카이만 악어가죽과 이태리 파이톤 가죽으로 만들어진 특피 제품으로, 100만~300만원대다. 50만~100만원대인 빈티지 라인은 타슬이나 컷팅레더 등 장식적 요소를 사용했고, 레이디버그 라인은 덱케가 자체 개발한 무늬 가죽과 그래픽 아트를 활용했다.
한섬은 덱케를 글로벌 잡화브랜드로도 키우기 위해 모기업 현대홈쇼핑과의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백세훈 한섬 마케팅팀장은 “현대홈쇼핑의 해외사업과 연계해 중국ㆍ베트남 등으로 덱케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현대홈쇼핑은 덱케의 아시아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4월에는 자체 온라인몰(thedecke.com)이 문을 연다. 특히 온라인몰의 경우 한국어 외에 영어도 지원해 해외 소비자들도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섬은 계획대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덱케 매출이 향후 5년안에 1000억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덱케는 국내 핸드백 시장의 ‘준명품’ 4대 브랜드인 MCM·루이까또즈·닥스·메트로시티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윤현주 한섬 잡화사업부장은 “잡화 시장에서는 획일화된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 피로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고급스러우면서도 유니크한 덱케의 디자인과 라인업이 고객들에게 어필되면 예상보다 더 빨리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