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속여제’ 이상화(25ㆍ서울시청)가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역사를 새로 썼다.
이상화는 11일(한국시간) 밤 러시아 소치의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 이은 올림픽 2연패다.
7세 때 오빠와 함께 스케이트를 처음 시작한 이상화는 몇 년 뒤 자신의 재능을 알게 됐고, 스케이트 선수의 길을 택했다. 그때부터 기록제조기 이상화의 거침없는 도전이 시작됐다.
휘경여고 1학년이던 2005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을 획득, 한국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사상 첫 국제대회 메달을 거머쥐었다. 특히 38초 후반대에 머물던 한국신기록을 38초17까지 앞당기면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기대주로 급부상했다.
이상화의 도전은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어린 고교생 선수에게는 올림픽이 큰 부담이었다. 이상화는 1차 레이스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해 기대 이하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이어진 2차 레이스에서는 긴장감을 털어내고 역주, 최종 5위라는 좋은 성적으로 첫 번째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아쉬움은 남지만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거둔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최고 성적이라는 데 만족했다.
토리노올림픽 이후는 오로지 정상을 향해 달렸다. 높은 곳을 향해 한걸음씩 정직하게 내딛기 시작했다. 성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09년 종목별세계선수권 3위에 이어 마침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을 맛봤다.
그러나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았다. 스타트부터 첫 100m까지 기록이 좋지 않았다. 스타트가 느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상화는 초반 스타트와 자세 교정에 집중했다.
마침내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는 새 역사를 썼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당시 세계기록 보유자였던 독일의 예니 볼프를 제치고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밴쿠버 대회를 시작으로 자신감을 얻은 이상화는 이전까지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던 월드컵 대회에서도 매 시즌 금메달을 수확했다. 특히 2012~2013시즌부터는 2년에 걸쳐 17번의 월드컵 레이스에서 16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지난해에는 4번에 걸쳐 세계기록을 경신하면서 150년 빙상사에 유례없는 신기록 행진을 벌였다.
기록제조기 이상화는 어느덧 ‘빙속 여제’가 됐고,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여자선수가 됐다. 그의 등장으로 36초94에 머물러 있던 여자 500m 세계기록은 어느새 36초36까지 단축됐다.
그의 스케이트 인생은 그야말로 거침이 없었다. 7살 호기심 많던 꼬마에서 소치동계올림픽 2연패까지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역사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