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기획·개발부터 판매까지… 외국어 등 다양한 능력 갖춰야
“따르르르릉!”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따르르르릉!” 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기를 내려놓기가 무섭게 전화벨이 울린다. 하루 종일 전화상담의 연속이지만 피로함은 느낌 틈이 없다. 겨울철 대목을 맞은 골프투어 전문여행사 풍경이다.
골프투어 전문여행사는 국내외 골프여행 상품만을 취급하는 여행사다. 국내 골프 비수기인 12월부터 다음해 2월까지 여행문의가 집중, 연매출 70% 이상이 이 시기에 발생한다.
골프투어 전문여행사에서 상품기획·개발을 전담하는 사람은 골프투어 전문 컨설턴트다. 여행상품 판매만을 전담하는 일반 여행사 업무와 달리 현지 골프장·호텔과 직접 계약, 하나의 여행상품이 만들어지기까지 모든 과정을 전담해야 한다.
골프투어 전문 컨설턴트 박병선(41·쵸이스골프클럽) 씨는 “출장이 많은 만큼 가정에 소홀할 수 있지만 전 세계 골프장을 라운드 할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골프와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최고의 직업이다”고 설명했다.
골프투어 전문 컨설턴트가 되기 위한 특별 자격은 없다. 그러나 골프와 여행 관련 풍부한 지식이 요구되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의 경험은 필수다. 외국어 능력은 물론 골프와 여행, 항공, 현지 정보 등 다양한 정보와 지식이 요구된다. 따라서 골프전문여행사에서 최소 2~3년 이상 근무 경험이 있어야 골프투어 전문 컨설턴트로서 상품 개발·기획에 도전할 수 있다.
국내 골프장 증가로 해외 골프여행객이 매년 줄고 있지만 비전은 나쁘지 않다. 국내 기상환경 상 겨울철 비수기에는 해외로 떠나는 골퍼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어서도 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골프와 여행 지식·노하우, 그리고 관련 DB만 갖췄다면 평생 직업으로 손색이 없다. 게다가 소자본으로도 창업이 가능해 5년 이상 경력을 쌓은 뒤 창업에 도전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유능한 골프투어 전문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는 탁월한 상담 기술이 필요하다. 박병선 씨는 “여행은 무형의 상품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상품을 팔아야 하는 만큼 그림을 그리듯이 설명하는 상담기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골프투어 여행객은 일반 패키지 여행객에 비해 상담이 까다롭다. 박병선 씨는 “특정 다수를 위한 상품인데다 요금이 비싼 편이기 때문에 상담이 길고 까다롭다. 상품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대응 자체가 어렵다”고 말했다.
주의점도 많다. 현지 골프장과 직접 계약 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많은 골프장 상품을 만들기는 어렵다. 따라서 홍수·지진 등 천재지변 발생 시 개점휴업 상태가 될 우려도 있다. 한 두 가지 상품에만 의존하지 말고 다양한 상품을 준비해야 하는 이유다.
전 세계 골프장을 라운드 하는 화려한 직업이지만 골프투어 전문 컨설턴트들의 연봉은 넉넉치 못하다. 일반적으로 대졸 초봉은 2000만원으로 회사에 따라서는 성과급으로 계약한다. 창업 시에는 전체 매출의 5~12%가 실수익이다. 80만원대의 동남아 상품을 100명에게 팔았다면 실수익은 600만~800만원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