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건물붕괴 등 연초부터 대형 사건사고 얼룩…부주의·부실시공 예고된 인재
충격과 경악, 절망과 분노의 연속이다. 청마(甲午)해답게 도약과 비상을 다짐한 2014 갑오년, 경장(更張)의 다짐은 사라지고 충격적인 사건·사고가 빈발해 사고공화국으로 전락했다. 박근혜 대통령에서부터 여야 정치인, 그리고 경제계 대표에 이르기까지 갑오년을 맞아 느슨해진 거문고의 줄을 다시 조여 명징한 소리를 내듯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경장을 해 국민에게 희망을 주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경장의 선언은 새해 벽두부터 허언(虛言)으로 전락했다. 불과 두 달도 되지 않아 국민에게 절망과 분노를 안긴 대형 사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에서 신입생 환영회를 하던 부산외대 학생 10명이 건물 붕괴로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을 당하는 어처구니없는 참변이 발생했다. 지난 1월 31일 유조선의 항해 부주의로 인한 송유관 파손으로 전남 여수 앞바다가 기름으로 뒤범벅이 된 지 보름 만인 지난 15일 부산 영도구 태종대 앞바다가 선박 충돌로 인한 기름 유출로 오염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월에는 KB국민카드와 롯데카드, NH농협카드 등 카드3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1억건의 고객 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있을 수 없는 정보유출 사고가 일어났고 6일에는 KT ENS 직원과 협력업체들이 연루된 3000억원대 희대의 대출사기 금융사건도 발생했다. 한화, 빙그레, 현대제철 폭발사고 등 기업들의 부주의한 사고가 빈발하고 포스코 건설 등 기업들의 대규모 뇌물사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야말로 2014년 새해 벽두부터 불과 두 달도 되지 않는 기간에 상상을 초월하는 인재(人災)의 대형 사건, 사고들이 속출해 ‘대한민국은 사고 공화국’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경장 선언으로 갑오년 새해를 희망차게 출발했던 부산외대 학부모들은 자식의 죽음 앞에 망연자실하고 있고, 여수와 부산의 어민들은 생업의 터전에서 쫓겨났다. 수많은 금융고객들은 불안에 떨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은 안전을 위협받고 있다. 정녕 갑오년을 사건·사고 공화국으로 수놓을 것인가. 이제 더 이상 사고공화국으로 절망하는 국민이 나와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