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눈물의 상봉'…납북어부 2명도 가족과 재회

입력 2014-02-2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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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서해상에서 조업 중 북한으로 끌려간 납북 선원 박양수씨(58)와 최영철씨(61)가 20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첫날 단체상봉행사에서 동생 박양곤씨(52)와 형 최선득씨(71)씨를 각각 만났다.

박 씨를 포함한 쌍끌이 어선 오대양 61호, 62호의 선원 25명은 1972년 12월28일 서해상에서 홍어잡이를 하던 중 납북됐고 최 씨가 탔던 수원 32호와 33호도 백령도 인근에서 홍어잡이를 하다가 북한 해군의 함포 사격을 받고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납북됐던 오대양호 선원 전욱표씨(69)씨는 북한을 탈출해 지난해 9월 국내에 들어오기도 했다.

북한에서 광산 사업장에서 반장으로 일하는 박양수 씨의 부모와 큰 형은 모두 세상을 떠 이번 상봉에는 동생인 양곤 씨가 부인과 함께 형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을 찾았다. 양곤 씨는 형에게 남쪽 소식을 생생히 전하기 위해 돌아가신 부모님과 큰형의 묘소 사진, 가족 사진, 고향마을 풍경 사진을 챙겼고 내복 등 의류와 생활필수품을 선물로 준비했다.

최영철 씨는 이날 상봉에서 나이가 10살이나 많은 맏형 선득 씨를 만나 분단과 헤어짐의 아픔을 달랬다. 선득 씨는 동생에게 남쪽의 두 형과 세 여동생, 그리고 조카의 소식을 전했고 영철씨는 북한에서 결혼한 부인 박순화씨(60)를 형에게 소개했다. 이날 상봉에서 둘째 형 영득씨(72)의 장남인 조카 최용성씨(43)씨가 삼촌에게 쓴 장문의 편지도 전달했다.

정부에 의해 전시납북자로 인정된 북한의 최종석씨(93)씨와 최흥식씨(87)씨도 이번 상봉대상에 포함됐으나 모두 사망해 각각 남쪽의 딸 최남순씨(65)씨와 아들 최병관씨(68)가 북쪽의 이복형제와 만나 아버지의 생전 모습을 전해들었다.

남측 상봉단 최고령자인 김성윤(96) 할머니는 여동생 석려씨(81)를 만났고 감기 증세로 거동이 불편해 응급차를 타고 금강산까지 이동한 김섬경(91) 할아버지는 딸 춘순씨(68), 아들 진천씨(65)와 만났다. 이날 상봉에서는 남측 이산가족 12명이 부부·자식, 47명이 형제·자매, 23명이 3촌 이상 친지를 각각 만났다.

남측 상봉단은 2시간에 걸친 단체 상봉에 이어 북측 주최 환영 만찬에 참석해 가족들과 식사를 함께하며 만남의 기쁨을 나누고 첫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이산가족들은 상봉 이틀째인 21일 오전 9시 개별상봉과 정오 공동중식, 오후 4시 단체상봉 등 세 차례에 걸쳐 6시간의 상봉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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