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6ㆍKB금융그룹)가 왜 세계랭킹 1위인지를 보여준 대회였다.
박인비는 9일 중국 하이난다오 하이커우의 미션힐스 골프장 블랙스톤코스(파73ㆍ7808야드)에서 열린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미션힐스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60만 달러ㆍ한화 6억4230만원)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 보기 2개로 6언더파 67타를 쳤다. 이로써 박인비는 최종합계 234언더파 268타로 수잔 페테르센(33ㆍ노르웨이ㆍ19언더파 273타)을 5타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당한 패배를 완벽하게 설욕한 셈이다.
궂은 날씨였지만 출발은 산뜻했다. 1번홀(파4ㆍ381야드)과 2번홀(파5ㆍ450야드)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킨 박인비는 3번홀(파4ㆍ400야드)에서 한타를 잃어 주춤했지만 5번홀(파3ㆍ135야드)과 6번홀(파5ㆍ487야드)에서 다시 연속 버디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어진 후반 라운드에서는 위기가 찾아왔다. 10번홀(파4ㆍ352야드)에서 보기를 범하며 세계랭킹 2위 수잔 페테르센과 1타차로 좁혀졌다. 그러나 박인비는 11번홀(파3ㆍ178야드)에서 곧바로 한타를 만회,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어진 12번홀(파5ㆍ442야드)에서도 한타를 줄여 페테르센과의 타수를 벌여갔다.
승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15번홀(파3ㆍ164야드)이었다. 티샷을 50㎝ 이내에 붙인 박인비는 다시 한타를 줄여 우승컵을 예약했다. 마지막 18번홀(파5ㆍ470야드)도 압권이었다. 세컨샷을 안전하게 그린에 올린 박인비는 이글 퍼팅을 컵 1m 안에 붙여 다시 한 번 버디를 추가, 파에 만족한 페테르센을 여유있게 제쳤다.
비바람에 안개까지 낀 악조건 속에서도 박인비의 플레이는 빛났다. 위기에서는 곧바로 버디로 만회하는 저력까지 보여 페테르센에 한수 위 실력을 입증했다.
유소연(24ㆍ하나금융그룹)은 4타를 줄여 16언더파 276타로 3위, 호주 교포 2세 이민지(18)는 15언더파 277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왕 장하나(22ㆍKT)는 13언더파 279타로 전인지(20ㆍ하이트진로)와 함께 공동 7위를 차지했다. 2013시즌 중국여자골프(CLPGA)투어 상금왕 정예나(26)는 9언더파 283타로 10위에 올랐다.
한편 단체전 우승은 박인비와 유소연이 짝을 이룬 한국 대표팀에게 돌아갔다. 박인비와 유소연은 합계 40언더파로 중국팀에 무려 28타차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