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정면충돌 집단휴진 현실화

입력 2014-03-10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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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10일 집단휴진에 들어갔다. 의사들의 집단휴진은 지난 2000년 의약분업사태 이후 14년만이다.

동네의원을 주축으로 전공의마저 휴진에 동참하면서 진료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오는 24~29일 6일간의 전면 집단휴진이 예고돼 있어 환자불편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정부는 집단휴진을 불법으로 간주해 엄정대처한다는 입장이어서 양측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협은 이날 오전 하루동안 집단휴진 투쟁에 돌입했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진료인력을 제외하고 주로 동네 의원과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에 근무하는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을 중심이다. 특히 전공의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파업에 참여했으며, 11~23일에는 정상근무하되 정부정책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검은리본을 달 예정이다.

의협은 휴진 참여율이 최소 70% 이상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의협은 이날 오전 전수조사를 통해 휴진 참여율을 확인한 후 오후에 집계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의협은 정부가 추진중인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발, 집단휴진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초 의료발전협의회를 구성하고 정부의 협상테이블에 앉았지만 합의안이 번복되면서 집단휴진 사태에까지 이르게 된 것.

의협은 “정부가 강행하려는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 정책에 반대하고 더이상 잘못된 건강보험제도와 의료제도를 방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휴진 배경을 밝혔다.

의협은 이날 집단휴진 후 11∼23일에는 '주 5일 주 40시간 근무'의 준법진료와 준법근무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투쟁을 이어가다 24∼29일 6일간 전면 집단휴진에 들어간다.

의협의 집단휴진이 현실화하면서 정부는 집단휴진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엄정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하며 의료계를 압박하고 나섰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9일 정책현안점검회의에서 “정부와 의협이 의료 현안에 관해 협의 중인 상태에서 납득할 이유 없이 집단휴진을 하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한 명백한 법 위반”이라며 “집단 휴진이 강행되면 업무개시 명령 등 법에 따른 신속한 조치를 하고 위법 사실을 철저히 파악해 고발 등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전국 시·도 보건소와 국민건강보험공단 인력을 투입해 집단휴진에 참여한 의료기관을 조사해 곧바로 업무개시명령을 전달할 예정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1일 업무정지 처분 예고장을 보내고 해당 의원이 정당한 사유 없이 휴진했다고 판단될 경우 15일간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는다.

야권도 집단 휴진에 대해 명분이 없다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했다. 야권 통합신당의 공동 신당추진단장을 맡은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 역시 집단 휴진 자제 입장을 전하며 논란이 되고 있는 의료영리화와 원격의료에 대한 해법 모색으로 ‘의료공공성 강화와 의료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어떤 명분도 어떤 정당한 요구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에 우선할 수 없다”며 “의사들의 집단 휴진이 현실화되는 것은 국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집단휴진에 따른 환자불편 최소화에 나섰다. 복지부는 자체 콜센터(129), 국민건강보험공단 콜센터(1577-1000)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콜센터(1644-2000), 각 지역 보건소를 통해 이날 진료하는 동네의원을 안내하고 있다. 김시영·김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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