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걸그룹 '모란봉악단'에 평양 들썩...미니스커트에 바이올린, 댄스까지
북한의 소녀시대로 불리는 '모란봉악단'이 5개월 간의 공백기를 마치고 컴백하면서 시민들 사이에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모란봉악단이 23일 5000석 규모의 4·25문화회관에서 공연했다며 평양 시민들로 공연장이 초만원을 이뤘다고 24일 전했다. 조선중앙방송도 전날 시작한 모란봉악단 공연이 4월1일까지 계속된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공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과 반응은 폭발적이라며 표를 구하기 위해 새벽부터 줄서기 경쟁을 벌이는가 하면 공연 중에는 '앙코르'를 외치는 소리가 끊임없이 터져 나올 정도라고 소개했다.
노동신문은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 열풍으로 수도 평양이 흥성인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국가예술공연국으로는 매일같이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과 관련한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라며 "매 지구보급소 주변은 관람표를 사러 오는 손님들로 이른 새벽부터 흥성인다"라고 전했다.
앞서 김정은 제1위원장도 지난 22일 부인 리설주, 여동생 김여정, 최룡해 군 총정치국장 등 당과 군부의 핵심 간부를 대동하고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해 화제가 됐다.
모란봉악단이 이처럼 기존의 북한 예술단과는 차별되게 주민들의 호기심과 문화예술 욕구를 자극하는 것은 세련된 의상과 악기, 신선한 퍼포먼스, 외국곡까지 포함하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기 때문이다.
김정은 체제와 함께 출범한 모란봉악단은 미니스커트 등의 과감한 의상과 클래식 악기를 동원한 세련된 음악으로 파격적 행보를 보이다가 작년 10월 당 창건 68주년(10월10일) 이후 돌연 모습을 감춰 궁금증을 자아냈다.
모란봉악단의 활동이 한동안 뜸했던 이유는 권력의 2인자였던 장성택 숙청 사건이나 은하수관현악단 사건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은하수관현악단 사건에 이어 북한 예술계에서도 영향력이 컸던 장성택 숙청이 겹치면서 모란봉악단의 내부 정비도 불가피했을 것이라는 것. 모란봉악단의 핵심멤버였던 악장 겸 전자 바이올린 연주자 선우향희와 작년 7월 공훈배우 칭호까지 받은 대표가수 류진아가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는 김정은 제1위원장이 모란봉악단을 다시 복귀시킨 것은 북한 주민들 속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모란봉악단을 내세워 김정은 '유일영도 체계'를 선전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