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금융 부문 축소 전망…지점 줄이고 희망퇴직 예상
한국씨티은행이 2년 만에 인력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치열한 경쟁과 영업환경 악화 등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소비자금융 부문이 축소될 것이란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엘 코른라이히 씨티은행 부행장은 지난주 방한 당시 노조측과 만나“올해 한국내 사업을 디지털뱅킹 구축과 주요 거점도시의 상류층을 상대하는 방향으로 영업조직을 재편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럴 경우 점포수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구체적인 제안이나 협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지점 축소와 희망퇴직 등 구체적인 구조조정 방안이 제시될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특히 조엘 부행장이 담당하고 있는 소비자금융 부문이 주요 구조조정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저금리 기조 등으로 금융업계에서 소비자금융 부문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씨티그룹은 올해 한국 지점에 대한 구조조정을 예고한 바 있다. 존 거스패치 씨티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초 콘퍼런스콜에서 “씨티그룹은 지난 18개월 간 포트폴리오 변화에 집중하면서 한국 전략을 재검토했다”며“한국 지점 축소로 인한 비용은 연말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2191억원으로 전년보다 8.1% 줄었다. 순이자마진(NIM)이 0.09%포인트 상승했지만 대출 등 이자부자산 규모가 11.5% 감소했다. 이자수익도 1조3255억원으로 전년 대비 8.8% 줄었다.
앞서 지난달 조직 슬림화 차원에서 부행장 8명 중 4명이 물러난 것도 구조조정설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국내 지점 22곳을 줄인데 이어 연말에 5곳을 추가로 폐쇄했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의 국내 지점수는 2012년 말 218개에서 지난해 말 191개로 줄어든 상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은 맞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영업상황 등을 봤을 때 (구조조정)필요성은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