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승부는 ‘콘텐츠’
UHD 방송 상용을 앞두고 업체 간 콘텐츠 확보를 위한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기존 풀HD TV보다 화소가 4배나 많은 800만 화소를 한 화면에 내보낼 수 있는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해 진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UHD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한국케이블TV협회에 따르면 올해 케이블업계가 확보할 수 있는 UHD 콘텐츠는 총 200시간 분량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80%가 영화다큐멘터리애니메이션이며, 외주사에 제작을 맡기거나 직접 투자해 제작하는 콘텐츠는 모두 합쳐야 20% 남짓이다. 이에 업체들은 우려를 잠식시키기 위해 콘텐츠 확보에 팔을 걷어 붙였다.
◇케이블 업계 색다른 영상미로 시청자 눈 만족 = UHD 상용화를 앞두고 콘텐츠 확보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케이블TV 업계다.
케이블 TV업계가 공동 투자해 만든 콘텐츠 수급회사 홈초이스는 CJ E&M 등과 함께 UHD 4부작 드라마 ‘스무살’을 제작했다. ‘스무살’은 1인칭 촬영 기법과 젊은 세대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스토리가 재미를 더하며, 4K 촬영장비로 100% 제작한 만큼 색다른 영상미로 눈길을 끌고 있다. 홈초이스는 이 드라마를 올해 개국 예정인 디지털케이블TV의 UHD 전용채널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티브로드는 콘텐츠 제작 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UHD 콘텐츠 제작 부문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인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인천의 지역적 특색을 담은 다양한 UHD 콘텐츠를 제작할 예정이다. UHD 다큐멘터리로 아름다운 섬이 많은 인천의 특색을 초고화질로 생생하게 전달하는 ‘UHD 섬을 담다’, 전국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고 있는 인천의 이모저모를 담은 ‘나와 동행하는 인천’을 제작한다. 티브로드는 인천 주민들에게 지역의 모습을 UHD로 생생하게 제공함으로써 지역채널이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상용 예정인 UHD 전용채널 유맥스(UMAX)와도 협력해 지역적 특색을 담은 프로그램과 지역 소식을 최고 화질로 전달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케이블TV 업계에서도 UHD 방송 상용화에 가장 적극적이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CJ헬로비전은 삼성전자와 협력해 만든 UHD 소프트웨어 셋톱박스를 10일 유맥스 채널 개국과 동시에 상용화한다. 전용채널에서는 CJ E&M 제작 드라마와 해외 대형 스튜디오의 블록버스터 영화들을 실감나는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다. CJ헬로비전은 또 UHD 시장이 영향을 미치는 부가산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UHD 시장이 스크린으로 표현 가능한 모든 미디어 산업과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CJ헬로비전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엑스게임(X-Game)’을 통해 UHD의 고화질 해상도를 바탕으로 한 실감나는 게임도 선보일 예정이다.
◇UHD TV로 가족들과 함께 게임 한판 어때요 = 케이블업체뿐 아니라 제조사들도 콘텐츠 수급 확보에 바쁘다. 특히 가족과 함께 모여 즐길 수 있고 한층 더 실감나는 게임 콘텐츠에 대한 수요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한 단계 더 진화한 해상도의 UHD 스마트 TV를 내세우며 TV상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소화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스마트 TV에 게임 패널을 신설하는 등 핵심 콘텐츠 중 하나를 게임으로 삼고 있다. 방식은 스마트 TV 내 ‘스마트 허브’라는 콘텐츠 플랫폼에 게임 전용 채널인 ‘게임 패널’이 존재하는 형태다. 유저는 TV를 켠 다음 관련 메뉴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게임 플랫폼의 콘텐츠 수급을 위해 일렉트로닉아츠(EA), 게임로프트, 한빛소프트, 컴투스, 엔펀 등 국내외 유명 게임업체들과 제휴해 인기 게임을 우선 선보이고 향후 숫자를 늘려 갈 계획이다.
한빛소프트의 ‘오디션’ 게임의 경우 리모컨만으로 리듬댄스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낚시게임 ‘그랑메르’는 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며 낚시를 즐기고, 잡은 물고기는 수족관에서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도 선사할 예정이다. 한빛소프트는 전용 컨트롤러 대신 핸드폰 애플리케이션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부가 시스템도 함께 내놓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원한다면 스마트TV에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 PC처럼 플레이할 수도 있다. 현재 비교적 캐주얼한 게임 위주로 서비스되고 있지만, 1인칭 슈팅게임(FPS)이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ORPG)과 같은 게임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2년 말부터 게임기획, 서버-클라이언트 등 게임업계 전문인력 채용을 공고해 관련 분야에 대한 체계적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5월에는 스마트TV와 태블릿PC용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사인 앱 개발사 ‘모블(MOVL)’을 인수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는 스마트TV 콘텐츠를 다양화할 수 있는 기술과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