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프로그램, 시청자 설득 가능할까 [김민정의 시스루]

입력 2014-04-1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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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MBC, SBS

‘공소시효’ ‘나는남자다’ ‘밀리언셀러’ ‘대변인들’ ‘미스터피터팬’ ‘두근두근로맨스’ ‘별바라기’ ‘컬투의 어처구니’ ‘연애고시’ ‘일단 띄워 SNS 원정대’ ‘도시의 법칙’ 지상파 방송 3사가 만들어낸 파일럿 프로그램이다.

파일럿 프로그램이 대거 쏟아진다. 파일럿 프로그램은 미리 내보내 시청자와 광고주의 반응을 살핀 뒤 정규 편성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그간 설이나 추석 등 명절에 특집프로그램 형식으로 선보였으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대부분의 예능프로그램의 경우 단번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보다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정규편성여부를 결정하는 선평가 후정착 형태를 띠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분명히 존재한다. 현재 지상파 3사가 만들어 내는 파일럿 프로그램은 약 11개 달한다. 그 중에서 KBS는 약 6개의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어 5개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았지만 시청자의 관심은 미비했다. 해당 프로그램이 파일럿 프로그램인지, 파일럿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개념조차 생소한 시청자가 다수다. ‘파일럿 프로그램 뜻’이라는 포털 검색어가 등장할 정도니 말이다. 이는 결국 편성의 문제로 이어진다. 파일럿 프로그램 편성을 살펴보면 ‘밀리언셀러’ 수요일 밤 11시 10분, ‘대변인들’ 화요일 저녁 8시 55분, ‘미스터 피터팬’ 금요일 10시, 토요일 11시 15분, ‘공소시효’ 토요일 10시, ‘나는 남자다’ 수요일 11시 15분 등이다. “시청자들에 평가받는 프로그램인 만큼 다수의 시청자가 볼 수 있도록 과감한 편성이 필요하다”는 한 방송관계자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일관성 없는 편성은 파일럿 개념조차 생소한 시청자들에게 그냥 스쳐지나가는 하나의 프로그램으로 전락할 수 있다.

또 하나는 시청률이다. 최근 방송가에는 가시적인 시청률을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최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을 이용해 손안에 작은 TV인 DMB나 실시간 방송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는 시청자가 늘고 있기 때문. 이런 상황에서 시청률로 프로그램 성공 가능성을 점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든다.

특히 파일럿 프로그램의 등장은 소재고갈에 허덕이는 방송가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뻔한 프로그램, 식상한 포맷 등 이번 파일럿 프로그램에도 유사한 평가가 이어졌다. ‘마마도’의 경우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여 정규편성 됐으나 tvN ‘꽃보다 할배’의 할매 버전이라고 베끼기 논란이 일었고 결국 6개월 만에 폐지수순을 밟았다. ‘맘마미아’ 역시 설특집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등장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정규편성됐으나 5개월 만에 폐지되고 말았다. MBC '스토리쇼 화수분' 역시 정규편성 약 한달 만에 시청률 저조로 폐지됐다.

KBS는 오는 5월 6개의 파일럿 프로그램 중 일부만 정규편성을 앞두고 있다. MBC와 SBS도 방송 후 반응을 살펴 정규편성 여부를 확정한다는 입장이다. 각 방송사가 선보인 다수의 파일럿 프로그램 중에 어떤 프로그램이 정규 편성을 받을지, 정규 편성을 받은 이유가 대중을 설득할 수 있을지, 시청자의 공감대를 이끌어내 장수 프로그램으로 등극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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