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경기 침체는 골프장 회원권의 ‘반토막’으로 이어졌다. 2000년대 후반 정점을 찍은 골프장 회원권 시세는 불과 수년 사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며 혹한기를 맞이했다.
최근 에이스회원권을 통해 거래되는 주요 골프회원권 종목(골프장)은 263개(210개 골프장)다. 이 중 5000만원 미만 초저가 회원권은 101개(69개 골프장)로 전체 종목의 40%에 육박한다. 5000만원 이상 1억원 미만의 저가 회원권은 78개 종목(65개 골프장), 1억원 이상 2억원 미만은 56개 종목(50개 골프장)이다.
반면 3억원 이상 5억원 미만의 고가 회원권은 10개 종목(골프장)이다. 그중 6개소는 수도권으로 지역 편차가 심한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5억원 이상의 초고가 회원권은 5개 종목(골프장)에 불과하다. 경기 가평의 가평베네스트(7억6000만원)와 경기 용인의 남부(8억3000만원), 경기 광주의 남촌(5억9000만원), 경남 양산의 에이원(7억2000만원), 경기 광주의 이스트밸리(5억9000만원·이상 14일 현재)로 에이원을 제외한 모든 골프장이 수도권이다.
민자영 에이스회원권 애널리스트는 “수년 전과 비교하면 중저가 회원권 거래가 크게 늘었다. 고가에 대한 경제적 부담을 느끼는 개인(회원)과 법인(회원)의 매수도 크게 줄어 저가 회원권 강세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역별 회원권 가격을 살펴보면 수도권 136개 종목 중 46개(33.8%)만이 1억원 이상으로 지방에 비해 회원 유치가 수월한 수도권도 저가 회원권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남권은 42개 중 23개(52.2%)로 가장 많았고, 제주는 11개 중 4개(36.3%)로 나타났다. 그러나 충청권은 33개 종목 중 3개(9%), 호남권 16개 중 2개(12.5%)에 불과했다.
전월 기준 가장 큰 폭의 회원권 시세 상승폭을 보인 골프장은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로 3억5000만원에서 34.41%(1억2033만원) 올랐다. 경남 양산의 양산CC는 7500만원에서 21.23%(1226만원) 상승했고, 경기 여주의 렉스필드는 4억3000만원에서 18.85%(6662만원) 올랐다.
역대 골프 회원권 중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인 골프장은 경기 용인의 남부CC다. 2008년 21억원이었지만 지금은 8억3000만원으로 무려 12억7000만원이나 하락했다. 경기 가평의 가평베네스트는 19억원(2008년)에서 7억6000만원으로 11억4000만원이나 떨어졌고, 경기 광주의 이스트밸리는 16억2500만원(2007년)에서 5억9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유승영 회원권114 대표는 “젊은층이나 초보자의 신규 가입 또는 은퇴자의 저가 회원권 구매 쇄도로 저가 회원권 시장은 커졌지만 고가 회원권 보유자는 크게 줄었다”며 “골프장이 호황을 누리던 2000년대 중반에는 3~4개 이상의 고가 회원권을 보유한 사람이 적지 않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회원권 시세가 폭락하면서 불필요한 회원권을 정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대표는 또 “입회금 반환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부분 골프장이 무기명 회원권을 본격적으로 발행하는 등 위기 대처에 나서고 있지만 장기적 안목에서는 결코 호재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