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아름다운 영항력에 ‘나마스떼’ [이꽃들의 36.5℃]

입력 2014-06-02 06:56수정 2014-06-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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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가 자신의 블로그에 일상을 공개했다.(사진=이효리 블로그)

이효리, 그녀가 전한 삶의 가치는 아름답다.

1990년대 아이돌 그룹 1세대 핑클의 리드보컬로서 섹시 디바로서 대중의 사랑을 받던 그녀의 행보와 전혀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아이돌의 멤버로 전성기를 구가하다 KBS 2TV ‘해피투게더’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특유의 털털한 모습과 순발력 있는 재치를 과시하며 매력을 뽐냈던 이효리. 국민 MC로 발돋움한 유재석과 함께 입담 호흡을 자랑한 이효리는 베일에 꽁꽁 싸여있던 아이돌 걸그룹의 이미지를 점차 벗어나갔다.

2003년 그러던 이효리는 청순, 귀여움, 여성스러움 일색이었던 걸그룹 콘셉트와 달리, 섹시한 매력의 솔로곡 ‘텐미닛’을 선보이며 단숨에 최고의 스타로서 입지를 굳힌다. 그녀의 패션은 따라잡기 열풍을 일으켰고, 각종 CF에서 최상의 대우로 각광받았다. ‘유고걸’(2008)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이효리는 그렇게 남자에게는 매력적인 대상으로, 여성에게는 선망의 롤모델로 자리매김했다.

2010년엔 호피무늬의 패션을 온 몸에 치장하고 나와 ‘치티치티 뱅뱅’을 외쳤다. 과연 이미지 변신에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기대가 모아졌던 당시 이효리는 4집 앨범 ‘H-Logic(에이치-로직)’으로 표절 시비에 휘말리며 대중의 호된 뭇매를 맞았다. 한편 이효리의 4집 앨범 수록곡의 6곡을 제작하며 외국 사이트에서 고스란히 남의 곡을 내려 받아 자신의 곡인양 속인 작곡가는 따로 있었다. 결국 2011년 서울중앙지법은 작곡가 바누스에게 이효리의 전 소속사인 CJ E&M에 2억7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다. 승승장구하던 이효리는 당시 이 사건을 통해 대중으로부터 호감도와 인기 면에서 대폭 하락세를 맞이하는 가운데, 그 여파는 훗날 방송을 통해 당시 정신과 치료를 받을 정도였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이효리는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최근 그녀가 공개한 공식 블로그에는 ‘조화로운 삶’, ‘오래된 미래’, ‘나마스떼’, ‘간디의 물레’ 등의 제목의 코너가 마련돼 있다. 소박하지만 직접 지은 밥상이 올라와있고, 제주도의 자연 속에서 남편 이상순과 만드는 일상의 모습이 차분한 빛깔의 사진 속에 담겨 있다. 값비싼 카페의 디저트도 아니다. 호화로운 인테리어의 레스토랑 속 인증샷도 아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대신 제주도 바다에 내리쬔 햇살이 그녀를 눈부시게 만든다. 버려진 고양이나 강아지 역시 이효리의 일상에 깊숙이 들어와있다.

그녀는 2010년 벼룩시장을 열어 자신이 갖고 있던 화려한 액세서리나 옷가지를 필요한 이들에게 나누어 처분했다. 그리고 한 방송을 통해 “한 때 명품가방에 집착했었다. 누가 훔쳐갈까 노심초사했을 정도다. 그러나 부질없더라”고 털어놨다. 자신의 유명세를 이룩하게 한 것을 점차 내려놓고 있었던 것이다. 고기보다는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꿨다. 유기견, 유기묘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제도 개선에 바람을 적극 나타내기도 했다. 배기팬츠, 민소매 등 그녀가 입었던 모든 패션에 열광했던 여성들은 그녀의 행보에 눈길을 모으고 있다. 연예인으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아름답게 탈바꿈시킨 이효리는 미풍조차 불지 않았던 작고 소외된 곳에 훈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직접 지은 코너처럼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까지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공개 블로그를 통해 대중과 더욱 가까이 만나려 한다.

그 곳에 가기 위해 모두가 쟁탈전을 펼치는 연예계 정상에 올랐던 이효리다. 연예계는 더욱 섹시하게 벗은 몸으로 남심여심을 사로잡기 위한 무대로 만연하고 있다. TV브라운관 밖 이효리는 일상을 소박한 가치로 물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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