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행진에도 거래량 7년만에 최저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는 글로벌 주식시장의 행보는 거래량이 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주요 증시가 최고 행진을 펼치고 있지만 거래량이 수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세계 45국 증시로 구성된 MSCI올컨트리월드인덱스는 이날 장중 426.77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 2007년에 기록한 최고치 428.63을 불과 2포인트 내외로 남겨둔 것이다.
미국증시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이날 장중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독일증시 DAX30지수는 사상 처음 1만선을 돌파하며 마감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경기부양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데다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맞물리면서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증시 랠리에도 거래량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CNBC는 전했다. 이는 투자심리 파악에 불확실성을 제공하고 있으며 전망 역시 어려워지는 배경이 되고 있다.
니콜라스 콜라스 컨버그엑스그룹 수석 투자전략가는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 증시의 거래량은 하루 90억 주를 기록했지만 최근 50억 주를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거래가 현 수준을 이어간다면 시장의 역동성이 떨어지게 되고 이는 전체적으로 ‘지루’한 장세를 이끌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실제로 금리와 환율, 상품에 대한 변동성을 반영하는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oAML)의 리스크인덱스는 마이너스(-) 1.17까지 떨어졌다. 이는 2007년 이후 최저치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 역시 10 주변에서 움직이면서 2007년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변동성이 제한되면서 증시 조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우지수는 강세장 이후 평균 12개월을 기준으로 조정을 겪었다. 다우지수는 지난 2011년 10월 3일 기록한 저점에서 59% 반등한 상태다. 10% 수준의 조정을 겪은 지는 이미 32개월이 지났다.
브라이언 벨스키 BMO캐피털마켓 최고투자전략가(CIO)는 “많은 투자자들이 매우 낙관적이며 과거의 약세 흐름을 무시하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놀라울 정도의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샘 스토벌 S&P캐피털IQ 미국 투자전략 부문 책임자 역시 최근 보고서를 통해 “S&P500지수는 과매수 상태”라고 진단했다.